✍사업 일기 8
we were a kid - ODG
요즘 이렇게 모임이 즐거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모임 하나하나에 빠지고(falling) 있다. 다음에 들어갈
모임이 기대될 만큼.
2년 전 이맘때쯤 정규 모임에 참여하고 그 모임에서 뒤풀이나, 번개모임을 할 때 이랬다. 멤버분들
한 분 한 분과 함께 서사를 쌓아가는 느낌. 함께 이 풍족한 느낌을 공유하고, 서로의 마음이 어떤지
물어보기도 하고, 혹은 물어보지 않아도 좋았던 그때와 같은 느낌이 난다.
여전히 헤쳐나가야 할, 한 걸음 한 걸음 쌓아나가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 막연히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하고,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아예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컨텍스트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주신다. 이 서비스가 성공한다면, 운영진들이 잘했다기보다 그분들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주셔서 그 덕분에 우리가 잘 풀린 것이리라.
오늘은 실천가들의 밤이 열렸던 날이다. 주제는 <No wifi, No think>였는데, 모임 시작 전에 디지털 제품을 다 걷고 모임 호스트가 준비한 질문들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서로에 대해 눈도장을 찍고, 서로가 온도를 맞췄다.
5시간 동안 우리는 핸드폰 없이, 골목골목을 걸어 다니기도 하고 밥도 먹고 산속에 있는 놀이터에서 어린 시절 <옥상 탈출> 놀이도 했다. 이게 나이 먹고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맞다. 우리는 한때 아이였던 것이다. 나이를 먹고 말고를 떠나서, 그 시절의 느낌과 감성을 여전히 지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모임이 끝나고 시민공원에 앉아서 오늘 모임이 어땠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모임 후의 여운에 젖어 있었다. 모두가 여운에 취한 체 헤어지기 아쉬워서 그냥 한동안 둘러앉아있었다.
누군가가 우리를 봤다면 저 사람들은 술도 없이, 이 야밤에 둘러앉아 뭘 하느냐고 눈이 휘둥그레졌을 것이다.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헤어졌고, 그중 한 명의 참여자였던 나는 다음 모임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오늘 내가 느낀 이 감정을 어떻게 하면 100명의 전체 멤버들에게도 선물해 줄 수 있을까? 분명 그대들도 한때 아이였고, 이런 부분에서 만족감을 느끼길 텐데.
이 부분에서 우리가 어떻게 모임의 문화를 확장해 나가고, 구축해 나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 과정을 겪고 있고, 가끔 멤버분들께서 애정 담긴 쓴소리(?)도 해주시고 진심으로 격려도 해주신다. 그들의 시간과 마음을 허투르게 쓰고 싶지 않다. 잘 느끼고, 잘 녹여내서 그들이 주신 마음을 실제로 우리 서비스에 풀어내고 싶은 욕심이 든다.
앞으로 다사다난한 시즌 시즌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 그 과정에서 울기도, 웃기도 할 거지만 우리는 그렇게 자라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한때 아이였을 때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 오늘의 우리가 되었던 것처럼.
이렇게 바른 사람이 되어서, 2020년에 이런 좋은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어른이 된 걸 보면, 이 서비스는 2025년에는 좀 더 성숙하고 바른길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모든 고민과 슬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만들어준 디자이너와 공동대표인, 장미와 원욱에게도 마음을 전하고 싶고, 또 우리들이 이런 꿈을 펼칠 수 있게 컨텍스트에 참여해 주신 100여 명의 정규 회원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의 4개월 동안 우리가 만든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먼저 다가와 주신 분들인데, 더 나은 경험을 전해주고 싶다.
"우리 모두 생활인이에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옷도 사고 일도 하고 사랑도 해야 하죠. 그 누구도 이 생활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쯤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언제 행복하고, 언제 슬픈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믿어요. 먹고사는 문제에 나의 삶이 잡아먹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함께 해내요."
- 원욱이가 컨텍스트를 처음 만들었을 때 쓴 글이다. (기억에 의존해서 다시 복기해봤는데 다소 문장이
다를 수 있다.)
이렇게 멋진 글과 생각을 하는 동료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든든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이라 고맙기도 하고, 근본이 탄탄한 토대 위에 모임이 커가고 있다.
서로의 약점보다는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포지션에서 함께 팀을 이뤄서 멋진 회사를 만들어가고 싶다. 장미, 원욱, 한때는 아이였을 그들에게도, 훗날 이곳에서 일하던 그때는 정말 찬란했던 순간이었노라고 회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