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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나투스 Mar 04. 2022

더 늦기전에

아날로그지만 괜찮아

더 늦기 전에 취업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들었다. 32살이면 적은 나이는 아니라고, 더 늦기 전에 취업을 해서 자리를 잡아보라는 말이었다.


그이가 나에게 진지하게 이런 말을 꺼낸 것은, 내가 미래가 불안하고 무섭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근데 그이와 나눈 10분여간의 통화에서 꺼림칙한 것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었다.


“SNS도 유튜브도 이제는 포화시장이라서 뾰족한 컨텐츠가 있는 게 아니면, 현실적으로 자리 잡는 게 어렵다”


틀린 말이 아니었고, 더 중요한 건 새내기 유튜버인 나에게 현재 <뾰족한 컨텐츠>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게 하는 말이었다. 또한 그 이의 말이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기도 했다. 



 솔직한 생각을 말하자면, 내 기준에서 그이의 말은 안정성을 높은 가치 순위로 추구하는 사람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었다. 나는 불완전하고 불안도 많이 느끼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무언가 행동으로 옮기며 배워나가면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느낀다. 이 살아있다는 생동감을 무엇보다 큰 가치로 여기는 사람이다.


나는 처음 시작부터 뾰족하고 완벽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모든 것들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것도 그랬다. 아주 작은 부분에서 스파크가 생기며, 관계가 시작된다. 그리고 함께하는 시간들, 서사가 쌓이면서 그 둘만의 대체될 수 없는 명확하고 뾰족한 사랑이 되는 것이다.

<사업>이라는 것도 그랬다. 계획이 완벽하고, 시장 상황이 완벽하고, 천성적으로 사업이 잘 맞아서 하는 게 아니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더더기들이 깎여나가면서 점점 더 뾰족해지고 사업다워지는 것이다.

<글쓰기> 역시도 그랬다. 처음부터 뾰족하게 갖춰진 완벽한 글을 쓰려고 한다면 단 한 줄도 써 내려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 점점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뾰족해지고, 다듬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이런 내가 가진 신념과 태도들이 시험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쁜 의미의 시험이 아니라, 내 인생에서 그런 시험의 순간이 필요해서 이 상황이 나를 찾아온 것이다.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선택지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한다. 자신의 선택을 오답이 아닌,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삶’이다.”


나는 이번 시험을 통해, 내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될 것이고 그 결과를 토대로 나라는 사람의 색깔을 담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고는 우직하게 그 선택을 정답으로 만드는 하루하루를 쌓아가게 될 것이다.


선택도 정답도 상대적이다. 누군가에겐 정답이지만, 나에겐 그게 오답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게 삶의 속성이다. 인간은 생각보다 자신을 모른다.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체, 심지어 스스로를 속이며 살아간다. 그러면서 다른 누군가에게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걱정’이라는 탈을 쓰고 이야기한다. 


과연 스스로에게서 우러나오는 것을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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