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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승창 Jun 22. 2021

그럼에도, 도시재생은 중요하다

이번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도시재생은 큰 화두가 되었다. 박원순 시장의 도시재생전략과 반대로, 재개발과 재건축이라는 10년전 주장을 반복한 오세훈 시장이 다시 복귀했다.



도시재생이 중요해진 이유는 무엇보다 도시가 우리 삶의 주요공간이기 때문이다. 유엔의 전망에 의하면 2050년이면 세계인구의 80%가 도시에 살게 된다. 이렇게 도시가 사람들의 삶에 중요한 공간이 되면서 도시가 더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기존 도시의 확장과 재구성이 더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다. 동시에 지방도시와 농촌은 인구의 감소와 함께 점차 소멸하면서 지방도시와 농촌의 재구성도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기존 지방도시와 농촌이 갖고 있는 공간구성과 계획으로는 빈집이 늘어나고 도시가 축소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정부는 쇠락한 도시를 살리는 방법의 하나로 도시재생에 주목하게 됐다.



도시재생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방법, 그걸 만들어 가는 주체까지 실제 도시재생의 과정은 다양하다. 미국 라스베가스의 다운타운프로젝트처럼 상업적으로 시작해서 이루어지는 곳도 있고, 영국의 람베스지구처럼 행정이 자신을 협동조합 구로 선언하고 의제의 설정과 집행을 시민사회의 자원이 참여하도록 하고 민간에게 권한을 주어 이뤄지기도 한다. 베를린의 여러 지역처럼 스쾃이라 불리는 빈공간에 대한 점거운동으로 시작되는 경험을 가진 곳도 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댱 후보들은 앞다투어 기존 도시재생전략을 비판했다. 벽화를 그리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라는 것이다. 실제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 도시재생의 상징적 공간인 창신동을 방문해 격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소방차가 들어가지도 못하는 곳이어서 기본적으로 재건축, 재개발을 해야 하는 곳인데, 지붕수리나 벽화그리기나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창신동의 도시재생은 지붕수리나 벽화그리기가 사업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런 주장 전에 무엇보다 기초적으로 창신동이라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곳은 한양도성 근처여서 고도제한이 있는 곳이라 재개발 방식의 재건축이 어려운 곳이다. 오랜 시간 동대문시장에 의류를 공급하는 소규모 봉제, 의류공장들이 1000여개 이상 있는 곳이다. 필자가 도시재생이 시작된 초기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 청년디자이너들이 만든 사회적기업이 창신동의 특성과 결합해 활동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동네의 봉제공장과 결합해 독특하고 창의적인 상품을 만들고, 지역의 스토리를 살리기 위해 동네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창신동을 주민들이 참여하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 볼만한 곳이다.



더구나 코로나 시대의 도시에서는 도시재생 모델의 전환을 요구하는데, 그 방향이 재개발, 재건축이 아니라 낙후되고 쇠락한 도시 공간의 재생이라는 전략이 아니라 생활권도시를 재구축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주목해야 한다. 골목길 경제학자라 불리는 모종린 교수의 주장이 그것이다.



모종린 교수는 “현재의 주민 주도의 생활환경의 개선에서 일, 주거, 놀이가 한 지역에서 가능한 생활권 도시의 구축으로 전환해야 한다. 생활권 도시의 건설이 목표라면 도시재생 주체와 범위의 재조정이 중요하다. 도시재생의 주체를 주민에서 이해당사자로 범위를 낙후지역에서 생활권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한다.(생활권 부상과 도시재생의 미래, 2020.3.17)



기후위기와 감염병이 삶을 위협하는 시대. 도시 공간을 재구성하는 도시재생 전략은 단지 부족한 주택을 더 많이 공급하기 위한 것이거나 낙후된 지역을 헐고 다시 새로운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건설’이 아니다. 우리에게 닥친 사회적 문제를 풀어가는 중요한 전략이다.



출처 : 이로운넷(https://www.erou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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