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자리에서 개방하는 것이 좋다
청와대가 용산의 국방부청사로 가는 것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렇게 되면 애초 광화문집무실을 이야기할 때의 국민들과의 소통이라는 취지는 사라진다.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청사 이전은 그저 청와대의 이전일 뿐이다.
문재인정부 초기 광화문시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정부종합청사로의 집무실 이전을 검토했다가 시민불편, 경호와 비용등의 이유로 포기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다. 같은 이유로 윤석렬 당선인도 결국 정부종합청사로의 집무실 이전을 포기하고 국방부 청사를 검토한 모양이다.
대통령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의 취지는 청와대 개방을 통한 국민과의 일상적 소통이다. 문재인정부 초기 이 공약을 살피는 과정에서 집무실을 이전하지 않고 이 공약의 취지를 살리는 방안도 검토한 적이 있다. 그것은 청와대의 개방과 대통령의 집무환경 변화에 관한 것이다.
우선 지금 문재인대통령은 본관에 혼자 근무하지 않고 참모들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한다. 참모들이 근무하는 공간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같은 공간에 근무하고 있다. 다만 같은 층은 아니다. 현재의 청와대 공간에서는 같은 층에 근무공간을 만들기 어렵다. 광화문 이전을 검토하며 약속했던 것 중 참모들과 함께 근무한다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집행한 셈이다. 또 청와대 앞길과 몇몇 산책길의 초소등을 개방하여 등산객들이 이용 가능하게 한 상태이기도 하다.
청와대의 근무환경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낡고 오래된 공간이라.. 돈을 들여서라도 청와대의 시설은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이번에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하면 이건 좀 하면 좋겠다. 민주당이 관련예산은 넉넉히 편성하는 것을 도와주면 좋겠다.
그런데 나는 굳이 국방부 청사로 이전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선듯 동의는 안된다. 오히려 애초의 취지를 살리려면 현재의 위치에서 개방하고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좋다.
다만 청와대 개방을 위해서는 관저는 옮기는 것이 좋다. 관저가 지금의 청와대 경내를 지나 인왕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관저만 이전하면 시민들이 청와대를 지나 산으로 갈 수 있다. 관저는 총리공관등 이전할 공간이 충분하다. 그리고 현재의 근무동을 다시 짓는 수준까지 완전히 리모델링하여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면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이전하지는 않지만 청와대를 상시 개방함으로써 공간적으로는 광화문을 확장하는 셈이 된다. 내 생각엔 이렇게 공약의 취지를 살린다면 굳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가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