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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활동가 그룹 빠띠
by 갱그리 Feb 01. 2018

반대편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

2018년 정책배틀 후기

내 생각과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사람을 얼마나 만나시나요?
혹은
내 의견과 정 반대의 칼럼, 기사를 얼마나 읽으시나요?


돌아보면 저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땐 입장이 조금씩은 달라도 거의 한 축으로 모아지고, 페이스북에서는 더더군다나 '필터버블' 때문에 저와 정 반대편의 이야기를 접하지 못합니다. 그나마 반대편의 글을 읽을 땐, SNS에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그 글을 비판하거나 조롱하며 공유하는 것 외엔 없었네요.


학교를 다닐 적엔 하나의 주제를 두고 서로 정반대의 입장으로 토론을 해보기도 하지만, 그나마도 썩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진 않아요. 서로 지지 않으려고 무논리의 논리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우기기도 하고.. 떠올려보면 정반대의 입장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의 감정을 다치게 하지 않고, 건강하게 토론할 수 있는 경험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는 그랬는데, 당신은 어떠신가요?




최근 빠띠는 '바꿈'과 함께 <정책배틀> 이라는 행사를 통해 정 반대의 입장을 가진 패널 두 명을 모시고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모병제 VS 징병제 / 두 번째 주제는 국민소환제 찬성 VS 반대 / 마지막으로 이번 주 토요일에 예정되어 있는 주제는 대통령제 VS 분권형정부제 입니다.


1월 27일 진행된 정책배틀 현장


저는 두 번째 주제에 관심이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국민소환제를 반대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고 생각했었어요. 제대로 활동하고 있지 않은 국회의원을 감시하고, 항의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만 생각했었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뽑았지만 그 국회의원이 내가 생각한 행보와 너무 다른 길을 걸을 때 '국민소환제'를 생각해보잖아요. 제가 제일 절실하게 이 제도를 떠올렸을 때는 제 지역구 국회의원이 급식 노동자에 대해 비하 발언을 했을 때였어요. 노동자를 비하하고 비난하는 목소리에 너무 화가 났었고, 정말 그땐 '국민소환제'가 간절하다고 느껴졌죠. 


하지만 이 정책배틀에 참여하고나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렇다고해서 국민소환제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국민소환제에도 여러 단점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죠. 국회의원을 '처단'할 수 있는 마스터키가 아니었던 거예요. 오히려 국민소환제가 민주주의를 억압할 수도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환을 위한 열정의 동원, 소환투표, 보궐선거는 불신비용입니다. 그리고 결과 역시 의도와 달리 소수 의견에 대한 억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교적 진보적인 의제들, 동성결혼 합법화나 사형제 폐지, 혹은 지역에 특수학교나 요양병원을 설립하는 문제 등이 소환 사유로 등장할 수 있습니다."

- <정책배틀> 국민소환제 반대 측 패널 황종섭 님의 페이스북에서 인용


물론, 국민소환제의 장점도 있습니다. 국민소환제가 지닌 본연의 의미를 잘 살리면 국민이 국회를 견제할 수 있는 권력을 갖게 되는 거죠. 게다가 이미 지방정부는 주민소환제를 갖고 있는데, 국회의원만 마치 특권처럼 소환제에 불응한다는 건 어딘가 이상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번 정책 배틀을 통해서 저는 '국민소환제'에 대해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게 되더라구요. 반드시 국민소환제에 대해 찬성이나 반대를 하지 않더라도, 어떤것이 '제도화'된다고 했을 때의 의미라던가, 역작용 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요. 제가 국민소환제 반대를 말하는 패널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더라면 미처 몰랐을 이야기였죠.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의 인터넷을 '필터버블'의 시대라고 이야기합니다. 혹자는 기술이 마치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 것처럼 말하기도 하죠. 하지만 저는 조금 생각이 달라요. 기술도, 방향을 조금만 더 틀어 쓴다면 이렇게 다른 사람을 만나고, 지평을 확장할 수 있는 데에 유용하게 쓰이지 않을까요 :) 



+ 혹시 이 정책배틀이 어떤 프로세스로, 어떤 기술을 통해 진행되었는지 궁금하실 분을 위해 타운홀 진행 방식을 덧댑니다 :) 더 많은 목소리, 민주적인 행사를 고민하시는 분께 추천해드립니다. 



정책배틀 & 타운홀 진행 방법


1. 배심단 모집 및 사전 투표

정책배심단 모집하고 추첨을 통해 50명을 선정하여 심의하는 사전투표를 진행합니다.
정책 안내자료를 보내서, 사전에 쟁점을 이해하고 사전투표에 참여합니다.


2. 사전 투표 공개

행사 초반, 배심원단이 타운홀 플랫폼에서 사전 투표 결과를 공개합니다.

전문가 토론을 듣기 전 배심단이  원래 갖고 있는 생각이 어떤지 봅니다.


3. 전문가 패널 토론 (1시간)

대립되는 두 정책을 주장하는 양쪽 전문가가 10분씩 주장 발표를 한 후,

토론 진행자의 진행에 따라 상호 질의/응답, 배심단 질의/응답으로 토론을 진행합니다. 


3. 배심단 조별 심의 토론 (1시간) 

50명이 배심단이 조별로 나뉘어 토론을 합니다. 


4. 최종 투표 진행

전문가 패널 토론과 배심단 조별 토론을 마친 후

배심단이 타운홀에 접속해서, 하나의 정책에 최종 한 표를 던집니다.


5. 최종 투표 결과 공개

최종 투표 결과를 공개합니다. 사전투표와 최종투표를 비교하여,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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