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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그리 Apr 13. 2018

독립러 40일차 활동 정산서

3월 9일 빠띠를 퇴사하고 나는 정식 '독립활동가(독립러)'가 되었다. 놀기도 하고 닌텐도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남들은 한달 되면 급여명세서 받고 급여도 받는데, 나도 뭔가 만들고 싶어서 한달의 활동 내역을 정리하여 활동 정산서를 만들기로 했다.


활동 정산 1. 개발 분야

빠띠 나오고나면 개발은 외주를 거의 안 받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생각 외로 문의해주는 분이 많았다. 프로젝트 1건의 퍼블리싱을 했고, 1건의 웹사이트 수정 건을 견적내는 중. 회사에 다닐 땐 동일한 환경에서 그냥 개발만 하면 됐었는데, 외주를 받으니 다 다른 환경에서 개발해야해서 - 환경셋팅이 빡세다. 실제 개발을 하는 시간보다 각각의 환경에 맞게 셋팅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이 함정..


활동 정산 2. 글쓰기 분야 

매월 정기적으로 하는 원고 1건을 마쳤고, 원고지 30매 짜리 청탁 1건을 마무리했다. 4월 20일 마감인 원고지 30매짜리 1건이 더 남았는데, 50% 정도 썼다. 시간이 많아지니 더 글을 열심히 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각각 주제가 하드하다보니 참고문헌 찾아보고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독립연구자 연구 지원 사업에 신청했던 '코믹스 페미니즘 연구'가 본격적으로 펀딩이 시작되었고, 세미나도 오늘부터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활동 정산 3. 캠페인 분야

지금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이 3개 정도고, 이것들을 어떻게 align 하여 잘 실행할지 사실 최대의 고민이다. 개인 캠페인이 2개이고 단체와 함께 하는 캠페인이 1개이고 셋다 페미니즘 캠페인이다. 각각의 캠페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더 나은 산부인과 경험을 도와주는 가이드라인 만들기 

- OO생태계에 반성폭력 문화 만들기 (내부 캠페인)

- 녹색당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온라인 캠페인


산부인과 캠페인은 본격 의사 섭외에 들어갔고, 반성폭력 문화와 녹색당 캠페인은 이제 부팅 단계다. 잘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되면서도 나를 제일 설레게 하는 분야. 다음 달에도 계속 좋은 에너지로 이어가자.


활동 정산 4. 육아

회사를 다닐 때에 비해 육아 분야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아이가 아플 때 고민 없이 어린이집에 안 보낼 수 있어서 가장 좋았다. '그래? 아프면 집에서 쉬어야지' 하고 아이와 온종일 같이 있으면서 삼일 정도를 놀았다. 아프니 낮잠을 길게 자서 그 시간에 틈틈이 글을 쓰고 일을 했다. 아플 때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4시면 하원시켜서 아이와 함께 놀러갔다. 회사를 다닐 때보다 훨씬 더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었다(!) 엄마로서의 죄책감이 가장 적었던게 독립러 활동의 가장 큰 장점인 듯. 


활동 정산 5. 기타 활동

- 모 연구 용역을 받게 됐다. 계약서, 서약서, 착수계획서 등 선금 지급 전에 해야 하는 서류 작업들이 꽤 많았다.

- IT 관련 행사에서 1개의 스피킹을 했고, 미디어 관련 행사에서 0.5의 스피킹을 했다. 


휴식 분야에 있어서도 만족스러웠다. 3월 중순까진 침대 위를 굴러다니면서 닌텐도 마리오를 다 깼다. 낮잠도 푹 자고 책도 열심히 읽었다. 하루종일 책읽고 글을 쓴 날엔 머리가 개운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40일이었지만, 최근 너무 바빠지고 있어서 나 스스로 경보를 발령했다. '이 이상 일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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