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HIS STORY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어스레한 새벽을 깨우는 모스크의 기도 소리도, 마치 시간 당번을 정한 듯 돌아가며 지저귀는 희한한 울음의 새소리도 없이
휴대폰 알람 소리로 시작되는 적막하고 고요한 아침으로 하루를 맞이한다.
갑자기 차가워진 공기가 조금은 어색하지만 오래간만에 보는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이
그나마 내가 지내다 온 곳, 그곳과의 괴리감을 덜어주고 있다.
여행이라는 것이 무릇 그렇지만 이 여행은 각별했다.
2주나 되는 일정을 빼기 위해서 그렇지 않아도 빡빡하게 돌아가던 일상을 2배속으로 돌려 쉴 새 없이 일해야 했고,
100일 휴가를 기다리는 이등병처럼 출발일 카운트다운을 세어가며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의 위안을 삼았다.
그렇게 탈출하듯이 떠나온 여행이어서가 아니다.
캐리어가 아닌 배낭을 메고, 더 많이 걷고 땀 흘리고 머리와 몸이 함께 느끼는 여행을 했다.
여전히 휴대폰에 의지하고 편리한 것들을 찾아 기대었지만 누리고 있던 당연한 것들을 포기하고 자발적으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여행을 오랜만에 해보니 더 많은 것들이 여과 없이 몸과 마음으로 흡수되었다.
‘찬란하게 빛나는 섬’이라는 이 나라의 이름처럼 스리랑카는 우리에게 그러했다
무채색의 도시에 다시금 적응해가며, 생생한 꿈처럼 느껴지는 그곳의 빛과 색깔, 공기와 소리, 사람과 자연에 대해 잊기 전에 기억을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by 김태윤
HER STORY
자연, 사람, 그리고 맛
나에게 완벽한 여행이란 이 세 가지가 충족되는 것.
자연의 빛으로 찬란히 빛나고
사람들의 미소가 마음을 물들이며
길목마다 맛있는 향기가 넘실대는 곳
스리랑카
아직도 손을 뻗으면 거친 나무 결이 전하던 기묘한 두근거림이 생생히 느껴질 듯하다.
가만히 나를 바라보던 코끼리의 눈빛에서 느낀 그 경이로움과 알 수 없는 죄책감은 무엇이었을까.
아직도 눈을 감으면 환하게 빛나던 사람들의 웃음이 떠올라 마음을 간지럽힌다.
나는 그렇게 맑은 눈으로 누군가에게 그토록 선한 웃음을 건넨 적이 있을까.
코끝으로 한 번, 눈으로 한 번, 손 끝으로 또 한 번, 그리고 혀 끝으로 다시 한 번,
낯선 듯한 친숙함으로 감탄과 감동을 선사하던 이국의 맛.
unforgettable Sri Lanka
스리랑카가 이제 막, 나의 삶을 바꾸려 하고 있다.
by 장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