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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 VILLAGE May 10. 2022

지속가능한 삶만으로도
다이어트 성공한 비법



 "너 못 본 사이에 살이 왜 이렇게 빠졌어?"

 "아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최근 만나는 사람들에게 질리도록 들은 말이다. 최근 1년간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적도, 다짐한 적도 없는 내가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중학교 1학년 당시 몸무게가 전년도보다 10kg 이상 늘어났을 때가 떠오른다. 다이어트를 위해 그 유명한 ‘원푸드 다이어트(한 가지 음식만 먹고 체중감량을 시도하는 방법, ex: 바나나 다이어트)’라든지, ‘박봄 다리운동(가수 박봄이 즐겨한 다리운동)’ 등 온갖 방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다이어트에 처참히 실패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태양빛이 너무도 뜨거운 여름방학 때, 지역 문화센터에서 아침 수영을 미친 듯이 한 후 의도적으로 하루종일 굶었다. 바보같은 짓이었다. 그날 새벽은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배가 고파서 새벽 4시에 밥통을 열고 흡입했다. 몸을 혹사시키며 다이어트를 한 결과는 오히려 신체에 더 큰 독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약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와 달리 나는 그저 '편안하다'. 그리고 마법처럼, 거짓말처럼 정확히 10년 전에 비해 10kg를 감량했다. 욕심을 내어 다이어트를 하고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그때와 달리, 지금은 단 하나의 무기만으로 삶이 가벼워졌다. 그 무기는 바로 ‘지속가능성’이다.



 지속가능한 삶만으로도 다이어트 성공한 비법


 대학교 교양 수업에서 '미생물'에 대한 약간의 지식을 배운 적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개념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이었는데, 한 마디로 우리 인체에 사는 각종 미생물을 총칭하여 말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들었을 때, 이 미생물들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전혀 관련도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기에 피부로 와닿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바로 이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은 우리가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선택’을 통해 입으로 넣는 음식, 즉 먹는 음식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어떤 음식을 얼마나 또는 지속적으로 먹느냐에 따라, 어떤 영양소를 어느 정도로 섭취하느냐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의 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놀랍게도 바이크로바이옴은 사람의 성격도 좌우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장내 미생물총의 변화에 따라 불안감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이쯤되면 생각나는 영어 표현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이것이다. “You are what you eat(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


 우연히 그 수업을 들을 즈음 나는 샐러드 가게에서 N개월째 열정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주 3회 또는 4회 샐러드를 직접 만들고, 저녁은 가게에서 샐러드를 꼬박꼬박 먹었다. 원래 야채류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가게에서 만든 메뉴들은 내가 좋아하는 토핑(고구마 무스, 오리엔탈 소스 등)으로 레시피가 구성됐기에 자연스레 사랑하게 됐다. 샐러드를 자주 먹으니, 샐러드가 아닌 다른 음식(육류, 빵류 등)을 먹을 때는 왠지 속이 가득 찬 느낌이 꽤 이른 시간 내에 들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바이옴’이 변화하기 시작한 즈음이었을까.



 샐러드 가게 알바를 그만두고 나서는 1년동안 휴학을 하며 인턴 일을 시작했다. 처음 몇 개월 간은 재택근무로 일을 하였고, 하반기에는 왕복 3시간이 걸리는 거리로 출퇴근을 하였는데 이때의 식단도 모두 마이크로바이옴을 꽤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체계에 있었다. 재택근무를 할 때는 주로 집밥을 먹으며 제철 나물과 영양소가 풍부한 균형 잡힌 식사를 했고, 출근을 했을 때는 아침에 꼭 요거트와 요구르트, 계란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식비를 활용하여 꼭 먹거리 상점에서는 ‘유산균’ 또는 ‘단백질’을 보충할 만한 것들을 골라 집었던 것이다.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이미 나의 몸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단들에 익숙해지게 됐다. 물론 회식을 하거나 지인들을 만날 때 먹는 음식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준에 방해가 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10번 중에 1-2번 있는 일이었고, 나머지 8-9번은 오로지 의식적으로 내가 먹는 음식을 선택하고, 선별하고, 감사히 섭취했다.


 먹거리 외에도 지속가능한 체중감량에 큰 도움을 준 것은 바로 '생활운동'이었다. 지난 2년간 거창하게 필라테스를 다니거나 헬스장에 간 적이 없다. 다만 날씨가 좋은 날에, 혹은 새마음 새공기를 들이쉬는 아침과 저녁에 조깅을 하거나 파워워킹을 한 것이 전부다. 좋아하는 음악 리스트를 틀고 그저 생각없이, 목적없이 걷다보면 점점 더 에너지를 쓸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처음에는 10분만 걸어도 힘들다면, 그 다음에는 20분, 30분, 1시간, 2시간까지도 기량을 늘려나갈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나는 대학교에서 러닝동아리 회장을 할 정도로 달리기에 꽤 애정을 쏟는 편이었는데, 종종 부상을 입는 바람에 미친듯이 달렸던 것보다는 그저 빨리 걷거나 가볍게 조깅하는 정도로 생활운동을 했다. 큰 꾀를 부리지 않고 그저 하루에 조금이라도 몸을 쓴다고 생각하니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걷고, 달리고, 땀을 흘리고, 물을 시원하게 마시고 눕는 순간. 그 때가 가장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생활운동을 할 때는 온전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와 시간이면 충분하다. 굳이 남들이 가르쳐주는 무게와 시간을 따라잡을 필요없이, 그저 ‘내’가 땀을 흘려서 충분하다고 느끼면 그걸로 끝인 거다. 그걸 끊지 않고 계속 하루고 이틀이고, 한 달이고 일 년을 지속하면 어느새 보다 가벼워진 몸이 될 수밖에 없다.


 앞서 말한 지속가능한 식단과 생활운동 덕분에, 놀랍게도 아주 느리지만 확실한 체중감량에 이를 수 있게 됐다. 욕심을 버리고 나의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을 선택한 것. 몸이 무거워지고 뱃살이 툭 튀어나와 불쾌함을 자아내는 것들은 의도적으로 피한 노력도 있다. 빵순이가 빵을 ‘덜’ 먹기 시작한 것도, 과자를 ‘안’ 먹기 시작한 것도 모두 어쩔 수 없는 핑계의 굴레에서 탈출해 스스로 ‘선택’하고 ‘결단’한 것이었다. 그 다음 그저 내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생활운동을 성실히 했을 뿐이었다.


 만약 누군가 힘들이지 않고 다이어트를 하고 싶어한다면,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됐다.


 "지속가능성을 선택하세요! 욕심을 버리고, 당신에게 가장 편안한 먹거리와 생활운동을 시작하는 거죠."








Editor & Contents Director : 신 지예

About Writer : sjyannie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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