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서의 늪에 빠진 첫 번째 장벽
내가 그린 건 아니지만, 돈은 내가 냈다
득이를 떠나보낸 후
나는 늘 득이와 함께 있는 세계를 상상하곤 했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걸 아예 하나의 세계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브랜드의 정체성과 세계관이 완성 됐을 때
가장 먼저 필요했던 건 그 세계를 이끌어갈 뮤즈였다.
마침 정말 뛰어난 일러스트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득이의 캐리커처를 의뢰하게 됐다.
정말 우리 득이와 똑같은 일러스트가 탄생했고
넘겨받는 즉시 저작권은 내게 귀속된다는 조건이었다.
이 캐리커처를 다양한 곳에 활용하려면
저작권 등록이 1순위로 필요했다.
저작권 협회에 온 정성을 다해 저작권 등록 신청을 했고
나는 당연히 등록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저작권 등록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운 세계였다.
첫 번째 벽이 나를 맞이했다.
ㅡ ??? “직접 그리신 게 아니잖아요?
*양도 신청* 으로 하셔야 합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그림을 의뢰했고, 금액 지불했고,
심지어 저작권도 저에게 귀속된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막무가내 우기는 나와 힘겹게 통화하던
담당자님은 한숨을 쉬더니
선임을 바꿔주셨고 바뀐 선임도 내 주장을 듣고는
또 한 번 깊은 한숨을 쉬며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그때 처음 알았다.
저작권이란 게 생각보다 훨씬 엄격하다는 걸.
그건,
누군가의 권리가 부당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였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시스템이 복잡해진 거란 걸 그제야 깨달았다.
모든 울타리는 피해자들의 눈물로 쓰여졌단걸 알게 되고
그제서야 이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았다.
이건 더 이상 단순한 절차가 아니었다.
정식으로 이 여정에 들어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