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통과기 1화]

– 계약서의 늪에 빠진 첫 번째 장벽

by 아세빌
내가 그린 건 아니지만, 돈은 내가 냈다


득이를 떠나보낸 후

나는 늘 득이와 함께 있는 세계를 상상하곤 했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걸 아예 하나의 세계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브랜드의 정체성과 세계관이 완성 됐을 때

가장 먼저 필요했던 건 그 세계를 이끌어갈 뮤즈였다.


마침 정말 뛰어난 일러스트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득이의 캐리커처를 의뢰하게 됐다.

정말 우리 득이와 똑같은 일러스트가 탄생했고

넘겨받는 즉시 저작권은 내게 귀속된다는 조건이었다.


이 캐리커처를 다양한 곳에 활용하려면

저작권 등록이 1순위로 필요했다.

저작권 협회에 온 정성을 다해 저작권 등록 신청을 했고

나는 당연히 등록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저작권 등록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운 세계였다.

첫 번째 벽이 나를 맞이했다.


ㅡ ??? “직접 그리신 게 아니잖아요?

*양도 신청* 으로 하셔야 합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그림을 의뢰했고, 금액 지불했고,

심지어 저작권도 저에게 귀속된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막무가내 우기는 나와 힘겹게 통화하던

담당자님은 한숨을 쉬더니

선임을 바꿔주셨고 바뀐 선임도 내 주장을 듣고는

또 한 번 깊은 한숨을 쉬며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그때 처음 알았다.

저작권이란 게 생각보다 훨씬 엄격하다는 걸.


그건,

누군가의 권리가 부당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였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시스템이 복잡해진 거란 걸 그제야 깨달았다.


모든 울타리는 피해자들의 눈물로 쓰여졌단걸 알게 되고

그제서야 이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았다.





이건 더 이상 단순한 절차가 아니었다.

정식으로 이 여정에 들어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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