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레드라는 SNS를 자주 한다.
하염없이 스크롤을 내리다 우연히 도자기 하나를 보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말하는 완벽한 곡선이나 대칭이 아닌 자유로운 형태의 도자기였다.
마치 완성되기 전에 누군가 실수로 손가락으로 눌러버린 듯한 모양.
나는 그 도자기를 보자마자 온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자유로운 형태 속에서 자기만의 균형이 잘 잡혀 무게가 느껴지는 것들이다.
그 도자기는 잔잔한 선율에 변주가 더해진 듯 내가 원하는 모양 그대로였다.
사람의 취향이라는 게 정해진 건 아니지만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그런 것들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나는 그 도예가를 팔로우하고 그의 작품을 자주 들여다본다.
나는 유명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을 보는 것보다 길거리의 평범한 사람들을 보는 게 더 재미있다.
대중교통을 타고 음악을 들으며 걷는 시간이면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이나 옷차림을 살핀다.
저 사람은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누군가에게는 저 사람도 가장 소중한 존재겠지.
신발이나 가방, 옷차림에서 멋을 부린 흔적이 보이면 괜히 귀엽다. 특히 할머니들이 알록한 크로스백을 메고 걸어가시는 모습을 보면 그 느릿느릿한 발걸음이 어쩐지 사랑스럽다.
이런 모습들을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장면 중 하나라고 여긴다.
나는 어설픈 것들을 좋아한다.
약간은 어리숙하고, 약간은 버릇없고, 조금은 촌스럽고, 조금은 엉성한 사람들.
말하다가 어버버 하는 모습이나 뚝딱거리는 몸짓, 급하게 말하려다 엉뚱한 단어가 튀어나오는 순간. 큰소리를 치고는 작심삼일로 끝나버리거나 비장한 표정과는 다르게 얼렁뚱땅 실수를 해버리는 사람들. 말이 꼬이고 얼굴이 빨개지는 그 순간까지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결국 그저 따뜻하고 귀여운 한 사람이 보인다.
완벽하지 않아서 더 완벽한 모습.
미완이라 오히려 더 정직하고 더 인간적이다.
다른 누구와도 같지 않아 더 귀한 존재.
나 역시 늘 똑 부러지지 못하고 어딘가 조금은 덜 마무리된 채로 살아가서인지 어설픈 모습들 안에서 진심이 느껴질 때 나는 가장 깊이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 도자기를 결국 사버렸다.
도예작가의 이름은 [로우현 row.hyun]
품절이 잦은 걸 보니 디자인당 한 작품씩만 만드시는 듯했다. 당연히 손으로 만드는 도자기이니 한 점뿐이겠지만 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나는 실은 밖에서 커피 한 잔도 잘 안 사 먹고 사무실엔 도시락을 싸서 다니면서 택시비가 아까워 큰 짐을 들고 전철을 타고 다닐 정도로 돈을 안 쓰는데 그런 내가 과감하게 지갑을 열 정도였으니, 이 도자기는 내게 꼭 필요한 순간에 다가온 작품이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내 사무실 한 켠에 놓여 있는 이 한 점이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미완의 완벽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