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테크 시장 살펴보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외식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늘고 있습니다. 2023년 외식업 폐업률은 10%를 넘었고 최저임금 1만 원 시대에 외식테크 서비스가 늘었다는 것은 사장님들의 '매장 효율화'에 대한 니즈가 늘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외식테크가 생겨난 것은 코로나 이전부터인데요, 2010년 후반부터 원격 줄 서기, 테이블 오더 서비스가 출시되었고 코로나를 기점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외식테크 서비스가 쏟아졌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서비스들이 만들어졌고 장단점은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간단하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테이블 오더와 QR 오더는 비대면 트렌드를 반영하며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큰소리로 점원을 불러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없고 주문이 누락될 일도 없습니다. 태블릿 기기를 활용한 테이블 오더나 QR 코드를 활용한 방식으로 구분되며, 각각의 방식은 고유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1인보다 3~4인 이상 여러 명의 단체 방문 고객에게 적합합니다.
메뉴 탐색, 주문내역 확인 등 직관적이고 쉬운 인터페이스 조작 경험
국내 최다 POS 연동이 가능한 대표적인 서비스로 티오더가 있습니다.
초기 설치 비용 부담 및 테이블 공간 차지, 높은 유지보수 비용이란 단점이 존재합니다.
고객 1~2명 정도의 테이블에 설치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개인 휴대폰 카메라만 있으면 언제나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습니다.
장비 설치 및 월사용료 면에서 합리적인 비용을 제시합니다.
대표적인 QR 오더 서비스로는 핸드오더, 테이블로가 있습니다.
고객 분들이 휴대폰, QR 활용이 익숙하지 않다면 불쾌한 경험을 줄 수 있습니다.
QR코드 스캔, 보안, 네트워크 연결 등 기술적인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웨이팅앱, 원격 줄 서기 서비스는 맛집 대기시간을 절약해 준다는 가치를 제공하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테이블링과 예써를 시작으로 현재는 테이블링과 캐치테이블이 원격 줄 서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시성비(투자 시간 대비 가성비) 트렌드에 힘입어 대기 시간을 줄이는 원격 줄 서기를 도입하는 매장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동네 맛집도 원격 줄 서기를 도입하면서 예약을 못해 못 먹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매장 앞에서 다시 돌아가는 동네 어르신들을 보면 쓸쓸했습니다.
테이블링은 원격 줄 서기 시장을 선도했지만 2022년 정도에 테이블링 오더 강제 가입으로 온갖 욕(?)을 먹게 되었고 캐치테이블은 레스토랑 예약 서비스였지만 원격 줄 서기를 도입하면서 크게 성장했습니다. 최근, 흑백요리사 매장 예약부터 일본 현지 맛집까지 예약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디지털 전환은 서빙, 음료 제조, 주방 자동화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교외 대형 매장이나 휴게소 같은 곳에서 귀여운 표정의 서빙 로봇을 만나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로봇 팔로 치킨을 튀기고 1시간에 80잔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제조하는 주방 로봇은 인건비 절감, 안정성 면에서 사람보다 높은 효율을 제공합니다.
다만, 아직까진 로봇이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사람이 운영하는 매장보다 비용 또는 메뉴의 다양성 면에서 아쉽다고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높은 인건비, 조리 공정이 단순하고 힘이 많이 들수록 로봇이 대체할 가능성이 높겠지만 과연 어떤 방식이 맞는지 잘 가늠해야 될 것 같습니다.
국내 서빙 로봇은 중국의 푸두로보틱스가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에선 브이디컴퍼니가 독점 유통하고 있고 배민의 비로보틱스도 작년 서빙 로봇을 출시했습니다. 앞으로는 매장에서 더 자주 서빙 로봇을 보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어느샌가 사장님들을 위한 외식 테크,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이 매장 운영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려면 매장과 고객 특성부터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분석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습니다. 매장 효율화를 추구하다 오히려 설치 및 유지 비용으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매장 상황에 맞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세상에 밥 먹을 곳은 많습니다. 중장년층, 노인 분들이 디지털 소외를 겪지 않도록 소비자 접근성과 사용성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SNS에 노출되어서 단기간 손님이 급증했어도 여러 단골을 잃는 게 아닐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인건비 상승과 디지털 전환은 불가피한 흐름이지만, 주변에 현혹되지 않고 운영 비용과 소비자 접근성 면에서 현명하게 매장 운영을 개선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