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05

by 조선한량

내가 출퇴근할 때 타는 버스가 있다. 16번 버스인데 조금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탈 때는 정류장에서 적극적으로 내가 버스에 타려고 한다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류장 근처로 지나가지도 않고 지나쳐가기 때문이다. 한 번은 두 개 차선을 지나서 도로 한 복판에 서있는 버스에 탑승한 적도 있었다.

탑승한 후에는 되도록 자리에 앉아있는 게 좋다. 한두 정거장만 가는 경우라도 그렇다. 운전을 상당히 거칠게 하는 편이기 때문에 서있다가 봉변을 당할 수 있다.

내릴 때에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내가 내리려는 정거장에 나만 내리는 경우이거나 버스에 사람이 거의 없을 때는 특히 그렇다. 내가 내릴 정거장에 도착하기 전에 정확하게 벨을 눌러야만 한다. 전 정거장에서 미리 누르거나 했다가는 정차하지 않고 지나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급정거를 하기 때문에 교통카드나 짐 같은 건 단단히 들고 한 손은 반드시 버스의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하차 계단으로 구르기 싫다면 말이다.

글을 쓰다 보니 왜 16번은 대부분의 기사님들이 레이스 하듯 달리는 건지 이유가 궁금해졌다. 퇴근할 때 랩 타임을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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