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by 조선한량

얼마 전 황교익이 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 혼밥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게 화제가 된 모양이다. 그 시사 프로그램을 자주 듣는 편이라 황교익이 나왔던 코너를 직접 들었다. 내용 자체는 그리 대단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이슈가 된 것인지 의아했는데 문제가 된 표현이 있었다. 사회적 자폐라는 표현이었는데 이 표현 자체가 적합한지 여부를 떠나 단어 하나의 선택이 얼마나 대단한 위력을 가지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자폐라는 표현 대신 사회적 고립이라고 했으면 원래의 의도가 훼손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황교익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혼밥 하는 사람들이 자폐아라는 비난이 아니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혼자 밥을 먹을 수밖에 없는 현상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그것이 마치 선진문화, 좋은 문화인양 포장되어 유통되는 것을 꼬집어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식사가 그저 살기 위한 영양분을 보충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밥 한 번 같이 먹지 않은 사람과는 좀처럼 친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교류를 가지는 것은 하나의 문화다. 황교익이 말하는 것도 이런 것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혼자 밥 먹을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 혼자 먹는 것이 더 편해서, 나만의 취향으로 먹기 위해서 등등. 동시에 본인이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고 싶을 때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단 한 명도 제대로 떠올리기 힘들다면 과연 내가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사실 함께 할 사람이 없어서 혼밥을 하고 있지만 그것을 트렌드나 쿨함으로 포장하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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