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레쉬푸드
근래에 일부러 패스트푸드(버거킹,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의 햄버거류)를 찾아먹은 적은 매우 드물었는데 오늘은 어쩌다 보니 햄버거를 먹게 되었다. 아침에 운동을 마치고 이발까지 하고나니 사무실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까지 대략 1시간 정도 남았다. 식당에 가서 밥을 먹자니 번거롭고 분식을 먹자니 근래에 김밥, 라면류를 점심으로 자주 먹은 듯하여 내키지 않았다. 결국 거리나 시간상으로 편리한 곳을 찾다 보니 사무실 바로 옆 건물 버거킹에 가게 되었다. 특별히 선호하는 메뉴가 있는 건 아니어서 잠시 메뉴를 보며 구경하다가 주문을 하려고 점원을 찾자 키오스크 기계를 가리키며 저기서 하라고 했다. 뭔가 머쓱해져서 잠시 머뭇거리고 있으니 혹시 현금 결제하시냐고 하여 그렇다고 하니 주문하시라고 한다. 수줍게 메뉴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면서 매장을 이리저리 둘러보게 되었다.
각종 식자재로 보이는 것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고 카운터 뒤로 보이는 각종 자동화 기계들이, 패티나 감자들을 설정한 온도와 시간에 따라서 자동으로 익혀주는 기계들, 온갖 더러운 이물질이 묻어있는 채로 노출되어 있었다. 바닥은 언제 닦았는지 알 수도 없을 만큼 더럽고 끈적끈적했다. 신발에 테이프가 붙은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이런 곳에서 만들어주는 음식을 먹어도 되는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달리 대안도 없고 금세 음식이 나와버려서 일단 그것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 테이블 들고 상황은 마찬가지였는데, 언제 떨어진 것인지도 모를 음식물 부스러기가 거의 모든 테이블에 떨어져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음료를 닦지 않아서 끈적끈적한 것도 마찬가지. 일단 배가 고팠기 때문이 자리에 앉아서 먹기 시작했다. 예전이라고 해서, 다른 매장이라고 해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텐데 왜 예전에는 이런 것들이 눈에 크게 들어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언하긴 힘들지만, 섣불리 확언을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게 없다, 앞으로 어지간해서는 패스트푸드를 먹으러 오지 않을 것 같다. 이런 걸 돈 주고 먹는다는 건 정말 미친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