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딸아이가 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다. 다행인건 저번처럼 고열은 아니었고 살짝 뜨끈한 것 같아서 체온을 확인해보니 37.8 이었다. 곧 38도를 넘어갈 것 같아 바로 해열제를 먹였다. 어제부터 콧물도 더 흘리고 기침소리도 뭔가 더 안좋아진듯 하다. 벌써 약을 먹은지 2주도 넘었는데 이상하리만치 차도가 보이질 않는다. 지난주 내내 나와 아내가 번갈아 가며 휴가를 써서 겨우겨우 일주일을 넘겼다. 이제 연휴도 끝나고 내일부터는 둘 다 근무를 해야 하는데 아이가 감기가 영 낫지를 않아서 어찌해야하나 하루종일 고민을 해봐도 답은 안나온다. 맞벌이 부부가 도우미도 쓰지않고 양가 조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은체로 육아를 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 솔직히 많이 힘들다.
육체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지치고 힘들다. 이번처럼 아이가 길게 아프기라도 하면 회사에 눈치보랴 아이돌보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렇게 하다보면 일과 육아 둘 다 엉망이 되기 쉽상이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화를 낼 수도 없는 상황. 아이가 아픈게 잘못도 아니고, 일을 제대로 못챙긴 것도 사실 나의 개인적인 상황 때문이다.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내일 하루는 어떻게든 내가 아이를 데리고 하루종일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제발 아프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