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있던 조직에 얼마 전 조직개편이 있었다. 두 개의 팀을 합쳐 네 개의 팀으로 다시 나눴고 한 달이 조금 더 지났다. 오늘 기준으로 3명은 다른 Systems로 이동하고 2명은 퇴직을 하겠다고 했다. 조직개편이 내 뜻에 의해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이제 더 이상 SM도 아니지만 지난 3년간 함께 했던 팀원들이 떠난다고 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 그중 한 명정도는 다른 일이 해보고 싶었다고 했으나 4명은 조직 내부의 문제로 인해 떠나는 사람들이다. 퇴직하겠다는 사람 중 한 명은 네이버에 합격이 되었다고 한다. 어제 아침에 커피 마실 때 우연히 알게 되었다. 언제 다른 회사로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지원했느냐고 물었더니 조직개편 나고 바로 지원했다고 한다. 조직개편 때 좀 더 세심하게 팀원들에게 신경을 썼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만약 그렇게 했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수 있다. 아마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할 수 있는 역할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도의적인 부채가 있었다.
이미 시간은 지나갔고 과거는 바꿀 수 없기에 앞으로 다른 팀원들이 잘 다닐 수 있는 조직이 되면 좋겠다. 거기에 내 역할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2
N사로 이직한다는 팀원이 합격 통보를 받고 연봉 협상 중이라고 하길래 무조건 튕겨야 한다고 했다. 약간 망설이는 눈치를 보이길래 그럴 필요가 없다고 일러줬다. 인사팀이야 연봉 후려치는 게 업무고 거기에 도가 튼 양반들이니 그 양반들 하는 말에 속아 넘어갈 필요 없다고, 본인 기준에 맞춰서 최대한 유리하게 진행하라고 조언을 더했다. 그 친구가 컴즈 시절에 너무 낮은 연봉이었던 게 쿠팡에도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그렇다고 했다. 무척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나 또한 그런 상황이기 때문이다. 쿠팡에 입사해서 쿠키들 연봉을 듣고 꽤나 속이 상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나서 문득 6년 전쯤의 일이 떠올랐다.
아마 친구 집이었을 것이다. 잘 다니던 대기업을 기세 좋게 때려치우고 백수가 되어있던 시절이었고 내 친구는 굴지의 건설사에 계속 다니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다. 맥주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하게 친구의 초임 연봉을 알게 되었다. 그 친구의 초임 연봉이 당시에 내가 그만둔 회사에서 받던 연봉보다 많았다. 그 이후 친구 집에서 얼마간 더 수다를 떨다가 나왔지만 그 이야기 이후에 내용은 머리에 담기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이 휘몰아쳤다. 부끄러움, 분노, 절망감, 후회, 우울함 등등. 이미 시작점이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이런 일은 나와는 좀 거리가 있는 사람들하고나 생길 것이라 여겼는데 친한 친구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리라고는 상상해보지 않았다. 그때의 충격이 꽤 오래 지속되었던 것 같다.
아마 이직한다는 팀원도 비슷한 감정이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해봤다. 타인과 비교하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경우들이 있다.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아진다면 이런 일들도 없어질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