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사업에 관련된 부서에서 일한다는 것은 꽤나 피곤하고 서글프다. 다른 부서에 업무 요청을 보내도 답장이 잘 오지 않고 답장이 온다고 해도 대부분 '그건 우리 부서의 영역이 아닙니다.', '다른 업무들이 많아서 그 일을 할 수 없습니다.', '필요하시면 직접 하시면 되겠네요' 등의 내용이 돌아온다. 그럴 때면 다 알아서 할 수 있으면 요청을 하겠냐고 반문하고 싶지만 아쉬운 소리 해야 하는 입장이라 강경하게 나가지도 못한다. 좋은 말로 잘 달래서 10개의 요구사항 중 3~4개라도 들어주게끔 해야 하는 게 순리다. 가끔은 성질대로 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친한 형이 곧 결혼을 할 예정이다. 요즘 한참 준비를 하느라 바쁘게 보내는 모양인데 오늘 나에게 질문을 해왔다. 예단 문제로 아내가 될 사람과 의견이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의 경험을 비추어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해주긴 했지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이런 문제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그런 해답은 없다. 예전에도 생각했었던 내용인데 결혼을 할 때 당사자들이 가장 행복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는 게 맞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단 같은 문제가 대표적이다. 신랑/신부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을 고민하고 이것 때문에 크게 싸우게 되는 일이 너무나 많다.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인 것 같다. 결혼하면서 이 정도는 받아야 한다, 내 자식이 결혼할 때 상대방이 이 정도는 해와야 한다는 식의 보상심리. 이런 걸로 본인 인생의 만족감이 채워지는 걸까. 모두가 행복하지 않은 이런 일들은 이제 과감히 생략하고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