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글을 쓴다.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문장으로.
지금 나는 책을 한 권 쓰고 있다.
그 책은 나의 경험,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느낀 감정까지 세심하게 하나하나 적어 내려가고 있다.
가끔은 글을 쓰는 동안 오래된 기억들이 되살아나고,
어떤 날은 마음속 깊이 숨겨 두었던 감정이 문장 사이로 흘러나온다.
그 감정을 더 솔직하고 정확하게 담기 위해
나는 많은 단어를 떠올리고, 지우고, 다시 써본다.
그러면서 나는 여러 책들도 읽는다.
다른 이들의 문장에서 위로받기도 하고,
노래 가사나 영화 속 대사에서 마음을 빼앗기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유혹이 찾아온다.
‘뭐, 짧은 구절 정도는 괜찮잖아.’
‘나만 아는 인용인데, 설마 누가 알겠어.’
순간 스치는 그런 생각들이 글쓰기의 진심을 흔들어 놓는다.
하지만 곧 깨닫는다.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 문장에도, 그 표현에도
누군가의 인생과 감정이 담겨 있다.
수없이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만들어낸 단어들이고,
세심한 마음으로 빚어낸 한 줄일 것이다.
나도 그렇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그런 문장을 허락 없이 가져다 쓴다면,
단순한 ‘한 줄’이 아니라
그 사람의 시간을, 마음을, 인생의 한 조각을 훔치는 일이 된다.
나 또한 그렇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시간을 들여 글을 쓰고 있다.
한 문장을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한 단어 한 단어 쌓아가며
내가 살아온 시간과 감정을 글 속에 녹여낸다.
만약 누군가가 내 글을 무단으로 가져다 쓰고,
마치 자기 경험인 양 포장해버린다면,
나는 참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정말 누군가의 문장을 인용하고 싶다면,
단순히 출처를 밝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저작권법이 정한 인용의 조건을 지키고,
그 문장을 만든 이의 시간을 존중하는 태도가 함께해야 한다.
어쩌면 그 문장이 내 마음을 울린 이유는
그 사람의 감정과 내 감정 사이에
어딘가 닿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교집합 안에서 우리는 감정을 공유하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그렇게 이어진 감정은 또 다른 이에게 전해지고,
그 감정을 통해 새로운 생각과 창작이 태어난다.
창작은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존중하며 이어지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그 아름다운 연결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