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비로봉)

다짐

by 아우티스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을 향한다.
비로봉으로 가는 코스는 여러 개 있지만,
오늘 나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길을 택했다.

산에 오를 때는 조용히 산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야 더 깊게, 더 마음껏 산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는,
하늘정원 제1주차장에서 올라가는 코스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이 적은 이유는,
일단,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차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코스는 계단지옥이 기다린다.
제1주차장에서 주차하지 않고 하늘정원 주차장까지 가면 아주 쉽게 하늘정원과 30분 만에 비로봉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코스는 만만치 않다.
한 시간쯤 올라가다 보면,
714개의 계단이 나타난다.
그 계단의 경사도는 거의 70~80도에 이른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차 끌고 위까지 올라올 걸 그랬나? ㅎㅎ

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는다.
힘들게 오르면 그만큼 감동도 크고,
내가 이 산에 온 이유 또한 그런 마음 때문이니까.


나는 여태 항상 쉬운 길만 찾으며 살아왔던 것 같다.
귀찮고 어려우면 포기하고,
금세 또 다른 쉬운 재미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천천히 돌아가는 길이 오히려 더 단단하고,
그게 결국 가장 좋은 길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앞으로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그게 내가 새롭게 시작하는 10년 계획의 출발점이다.

참고로, 대구 팔공산은

2023년 12월 31일,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43년 만의 일이었다.


그만큼 팔공산은 볼거리도, 의미도 많은 곳이다.

우리 모두가 국내 모든 여행지를 다 가볼 순 없지만,

국립공원만큼은 한 번씩 꼭 둘러보면 좋지 않을까?


어느 날,
90세가 넘은 할머니께서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너는 80 넘고 내 나이쯤 되면,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아나?”

“하루하루, 추억을 먹고 산다.
그러니 젊을 때 추억거리 많이 만들어놔라.
그리워할 추억도 없으면,
나이 들어 더 초라하고 서글퍼진다.”

좀 가슴이 찡했지만, 맞는 말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할머니께서는 나이보다 죽음이 가까워질 때라고 말씀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렇기에 나는,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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