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산

아직 늦지 않았다면

by 아우티스

인천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산. 마니산으로 향했다. 높이는 472m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만만하게 볼 산도 아니다.

'대구에 사는 내가 굳이 여기까지 온 이유는,
오늘이 5월 9일. 그러니까 어제가 어버이날이었다. 그렇다. 어머니께서 인천에 사신다.
어제 어머니와 저녁을 함께 먹었다.
여태 나 때문에 맘고생하신 어머니..
늦었지만, 이제라도 어머니를 조금이라도 챙기고 싶었다. '
그렇게 다음날 아침. 그러니까 오늘.
마니산에 왔다.

간략하게 말해보자면,
마니산은 472m이고
정상에는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고 전해지는 참성단이 있다.
이 제단은 하늘을 상징하는 원형 기단 위에 땅을 상징하는 방형 단을 쌓은 구조로, 고조선의 제천 의식이 이루어졌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아침 7부터 오후 5시까지만 입산가능하다.
사실 일출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입산이 가능했어도 오늘은 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비가 온다.

비가 와도 등산계획은 바꾸지 않는다.
그 이유는 비가 오는 산속은 빗소리가 가득해진다. 또 다른 시선, 또 다른 소리가 나를 평온하게 만들어준다. 어쩌면 또 다른 나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산 중간쯤 올라서 비를 피할 수 있는 정자에서 잠시 쉰다.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고 빗소리를 듣는다.
거칠어진 숨소리가 점점 잦아들고 사방이 고요해지면, 빗소리에 집중한다.

'아버지가 돌아 가신지 어느덧,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렸다. 아직도 슬프지만, 홀로사신 어머니가 더욱 안 돼 보인다. 그동안 많은 잘못을 하고 가슴을 아프게 했다. 지금이라도 조금씩 곁으로 가려한다. 더 늦기 전에 좋은 기억, 추억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숨을 돌리고 다시 정상을 향해 간다.
고어텍스를 뚫고 비는 들어오지 못하지만,
비를 맞으며 산으로 올라가는 것이 또 그 맛이 다르다. 산속에서는 그 누구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비를 맞고 싶다면 비 오는 날 산을 올라가 길추천한다.
너를 슬프게 해 줄 것이고
너를 웃게 할 것이고,
너를 위로해 줄 것이고
그리고, 너를 포근히 안아 줄 것이다.


참성단에 도착했다.
도착시간은 8시 33분.
참성단은 10시에 개방한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개방돼 있어서 올라가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정상에 도착했다.
비록 비가 와서 화창한 날씨 때보다는 별로지만,
그만에 매력 있다. 나는 한참을 서서 아래를 바라본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나의 목표를 달성하고 또 다른 목표로 향할 것이다.


나는 산에 올라가고, 글을 쓴다.
비록 지금은 미천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나는 지금 미천하고 미약하다.
하지만 하나하나 천천히 가다 보면 나 스스로 발전하는 모습을 볼 거라는 데는 의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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