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에 대한 고찰 5
난 모유수유를 계속하고 싶다.
하지만 이제 아이가 먹는 양이 줄어듦에 따라 내 모유량도 훅훅 줄어들고 있다.
벌써 주위 모유수유하는 엄마들 중 생리를 시작했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다행히(?) 나는 아직은 아니지만 멀지 않은 느낌이다.
모유수유를 유지하고 싶은 이유는 단순하다.
젖 먹는 아이의 모습이 이뻐서도 있지만 더 아쉽게 느껴지는 건 칼로리 소비가 줄어들면서 슬슬 살이 찌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의 나는 빠지면 빠지는 대로 찌면 찌는 대로 사는 성향인데 임신 전 살이 +7 찐 상태에서 시작해 출산직전 +9 찍고 지금은 -14로 빠진 상태이다.
막상 몸무게가 빠지고 나니 이 상태가 좋아서 유지하고 싶어졌다. 임산부 마사지도 아니고 운동도 아니고 다이어트 식단도 아니고 순전히 모유수유와 규칙적이고 충분한 식사 덕분에 빠진 것이다.
모유수유 칼로리 소모 정보는 이렇다.
모유수유를 하면 일반적으로 하루 약 500~600kcal 정도 소모한다고 한다.
조리원에서 수유하면서 검색했을 때 모유 1L(1000ml) 당 600~700kcal가 소모된다고 해서 놀란 기억이 있다. 가만히만 있어도 600kcal가 소모되는 삶이라니.
이게 어느 정도의 효과인 건지 체감하기 위해 요즘하고 있는 운동으로 치환해 보면,
600kcal 정도를 운동으로 소모하려면 시속 8km 속도로 1시간 정도 러닝해야 된다고 나와 있다. 가만히 앉아있다가 젖만 줘도 하루 1시간 러닝이 그냥 되는 매직 인 셈.
모유수유를 하면서 특별히 식단관리를 해서 살이 빠진 것은 아니다.
하루 세끼 사이 3번 간식을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서 육아를 했더니 살이 꾸준히 조금씩 빠졌다. 조금씩이라고 하지만 3개월 안에 다 빠진 kg을 생각하면 꽤나 많은 양이다.
물론 고자극의 배달음식, 인스턴트를 먹었으면 덜 빠졌을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경우는 고칼로리의 자극적인 음식이나 인스턴트는 가끔 먹었고 대체로 집밥을 먹었다. 다행히 출산 후에도 입덧의 영향이 남아있어서 고자극음식이 당기진 않았다.
(아마 당겼으면 많이 먹었을 것 같기 때문에 운이 좋았다고 봐야 함)
식사는 이모님이 계실 때는 반찬, 밥, 국 이렇게 탄단지를 균형 있게 챙겨 먹었다. 그 뒤에는 현실적으로 골고루 만들어먹기가 어려워 반찬가게를 이용하거나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반찬 등으로 최대한 비슷하게 꾸려먹으려고 노력했다.
모유수유를 하면 밥을 한 공기 넉넉하게 먹어도 중간에 허기가 지므로 물이 많이 포함된 우유 주스 같은 간식을 포함시켜서 시리얼 과일 등과 함께 꼬박꼬박 잘 챙겨 먹어주었다.
이 식사 내용들은 조리원 음식에서 힌트를 많이 얻었다. 조리원에서 먹었던 간식을 비슷하게 구비해 두고
비슷한 양을 집에서도 챙겨 먹었다. 나는 모유수유부가 식단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이런 걸 배워온 점에선 조리원이 도움이 많이 됐다.
이게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가 될 것 같지만 모유수유를 하면 신기하게도 밥을 때맞춰 잘 챙겨 먹을수록 회복이 잘 된다.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는 몸 상태라 먹는 대로 쭉쭉 순환이 되는 느낌이다.
실제로 내가 중간에 병원 다니고 우울한 기간에 입맛이 안 좋아서 식사를 좀 덜 챙겨 먹었었는데 그땐 오히려 살이 살짝 찌기도 했었다. 안 그래도 열심히 일하는 중인 몸이 위기를 느끼고 에너지를 열심히 저장하는 것 같았다. 얼마나 빡세게 일 중이면 그 안 빠지는 살이 14kg이 빠지냐고..
이제는 입맛이 예전 상태로 많이 돌아와서 자극적인 것도 꽤 먹는다. 마침 젖양은 또 많이 줄었다.
결론적으론 섭취하는 칼로리는 조금씩 늘어나고 소모시키는 칼로리는 줄어들고 있다.
최근 갑자기 불어난 1kg에 놀라서 러닝을 시작했다. 이제 모유수유로 소모했던 칼로리를 운동으로 어느 정도 맞춰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음식이 더 당긴다.
결론적으론 모유수유로 계속 꿀 빨고(?)싶다는 얘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했다.
운 좋게 빠진 살을 다시 찌우면 내 스스로는 도저히 못 뺄 것 같아, 유지하는데 신경을 쓰겠지만
흐음, 결국 다시 찌면 둘째밖에 답이 없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