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복종 선언
박근혜 씨의 대통령직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국회는 탄핵을 위한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야만 한다.
나는 시민 불복종 선언으로 대한민국에 응답하고 있다.
아주 간절하게 나의 운명을 쥐고 있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일부 권력자들과 그들에 빌붙어 개인적 양심을 내던지고 편승해 안락함을 누리는 부역자들을 향해 말이다. 우리의 아름다운 정신은 공동체 의식에서 발현되는 공공의 선이었음을 기억해 내었으면 한다. 함께 어울려 사회를 이끌어 가던 우리 조상들의 전통에서 전해져 우리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이다.
‘시민 불복종 선언’은 정부를 폐지하라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정부를 요구하는 것이며, 그것이 시민 불복종에 깃든 정신이라고 소로는 말한다. 소로의 ‘시민 불복종’의 배경은 미국의 1846년 그 당시 미국의 노예제도에 반감하는 시민의 선언이다. 그는 미국의 탄생이 값싼 예속 노동력의 사용으로 인디고 농장의 수익이 향상되었음을 간과하지 않았다. 19세기경까지도 남부의 대농장을 소유한 지주들은 엘리트 지위를 확고하게 구축한 이들이다.
정치적·법적 통로가 전부 막혀 있는 가운데 소로는 사회 제도적 틀을 박차고 나가는 쪽을 선택해 노예제 반대를 위한 강력한 지반으로 각 개인의 양심에 호소하는 도덕성을 말했다. 이에 인두세 납부를 중단하고 감옥에 갇힌 하루 동안의 생각을 강연해 하나의 상징적 사건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 선언은 한 개인의 도덕적 양심이 가져온 사회의 변화를 향한 시작이었다.
헌법을 개정하거나 다양한 공민권 박탈 수단을 포함하는 새로운 헌법의 초안을 만들어 인두세의 납부가 투표의 선행조건이 되었을 때, 세금을 낼 수 없는 곤궁한 흑인들과 일부 백인들은 투표권을 박탈당했다. 바꿔 말하면 인두세는 돈 없는 사람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 미국은 20세기까지 남부의 여러 주에서 유지되었다가 1964년에 발효된 수정헌법 제24조에 따라 연방선거에서의 인두세 징수는 위헌으로 선언되었다. 합법을 통해 항상 권력을 유지하려는 권력의 남용을 저지할 수 있었던 상징이기도 하다.
몇 해 전 『분노하라(스테판 에셀)』의 32쪽 분량의 책을 읽었던 기억의 시간으로 돌아가 본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은 크레인 위에서 세상을 향해 말을 건네고 있던 한진중공업 사태의 한가운데 있던 김진숙 때문이었다. 그때의 간절함과 분통 터지는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것이 내겐 고작, 관련 책이나 읽고 희망버스도 탑승하지 못하는 이로서 그들이 십시일반 발행하는 사진첩과 달력들을 열심히 구입해서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전부였다. 소극적인 나의 행위가 적극적인 광장 출동으로 이어지는 일에 현 정부의 무능함이 힘을 보태 주었다.
이 책은 나치에 맞섰던 전직 레지스탕스 투사이자 외교관을 지낸 93세 노인, 스테판 에셀의 육성이 인터뷰와 함께 실려 있다. 청년들과 미래를 향한 93세 노인의 절규였다. 부당한 증오가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평화로운 봉기들을 이미 2008년 촛불집회를 통해 보여 주었다. 이런 우리의 외침들이 큰 힘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은 정권에 부역하는 좀비 언론의 역할 덕분이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줄 의무가 있는 공영방송의 저널리즘 유기를 기억해야만 한다. 권력의 사유화로 국가를 도구로 삼아 국민을 기만한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를 시민의 힘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21세기는 1인 미디어의 활약이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시대이다. 좀 더 활발하게 세상을 들춰 볼 유쾌한 반란이 필요한 겨울이 왔다. 촛불이 횃불처럼 빛을 내는 것, 시민 불복종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시대를 성찰해야 한다. 그것만이 역사가 제 길로 바르게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무관심과 안일함, 오랫동안 지속된 정치 환경의 부정의를 계속 묵인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우리는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기득권층들의 탐욕은 민주주의의 건강한 발전을 겉치레로 몰아가며 진정한 삶의 풍요로움을 방해하고 있다. 또한 계층 간의 양극화를 더욱 부축이며 혼란으로 몰아간다. 현재 대한민국의 방향은 단순하다.
역사의 강물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고여서 썩은 물은 다 퍼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