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칼이 될 때 (1)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그 많은 페미니즘 이야기] 방송 듣기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소수자에 대한 차별의식을 가지고 있을 리는 없다. 대개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된다. 별 근거가 없어도 반복해서 듣다 보면,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현대까지 수많은 이데올로기들이 인종차별을 정당화해왔고 여기에 종교, 문화, 과학, 사상 등의 이론적 자원이 계속 공급되면서 더욱 확대 재생산되었다.     

혐오표현은 이들 소수자 가운데 누군가를 개별적으로 지칭하거나 소수자 일반을 지칭함으로써 성립한다. 누군가를 지칭한 경우에는 기존의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지만, 개인이나 단체가 특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법적공백이 생긴다. 

혐오표현금지법은 바로 이 지점에 개입한다. 특정되지 않았더라도 소수자 집단을 대상으로 발화된 혐오표현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다. 그래서 혐오표현금지법은 집단 명예훼손죄, 집단 모욕죄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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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 차별의 맥락이 있는 한, 표현의 수위와 상관없이 혐오표현은 차별을 재생산하고 공고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혐오표현의 개념을 넓게 설정할 필요가 있고 동시에 구체적인 맥락에 따라 혐오표현의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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