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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우 Sep 26. 2023

플리마켓

라온제나음악축제

 금강하구둑은 언제 그곳을 바라보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동차로 지나칠 때는 강 표면과 하늘이 만나 이루어내는 여러 풍경이 있죠. 흘낏 눈길을 주고 빠르게 지나면서 강 건너편 높은 빌딩들이 아주 잠깐 도시를 떠오르게 합니다.


 지역 상인들이 활성화를 위한 음악축제를 열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 부스를 만들어 놓았답니다. 작은 쉼터라고 해야겠네요. 축제가 열리는 공간 옆은 '평화공원'으로 월남참전기념탑이 있죠. 축제가 시작되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며 나무의자에 앉아 자그마한 공원에 세월이 느껴지는 탑을 봅니다.  



 라온제나 거리에 있는 식당을 이용할 때조차 평화공원이 거기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지냈죠.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그런가 봅니다. 내가 직접 그 안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저 지나치는 풍경일 뿐이죠. 오늘처럼 축제에 리마켓으로 참여해 책들을 매대에 정리하면서 드는 생각도 흔한 일은 아니고요.


 청소년들을 배려한 음악축제라는 것은 음악 공연 내용에서 만날 수 있어요. 축제를 주관하는 단체가 어디인가에 축제 내용은 달라집니다. 리마켓으로 지역에서 작은 활기를 더하는데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눈도 흐뭇하고 몸과 마음이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즐겁고 행복하더군요.






 별로 눈길을 끌지 못하는 책들 곁에 내가 있어주니 그것으로 괜찮다고 중얼거리지만 청소년들 눈길이 더 그립기만 합니다. 책이 건네는 안 보이는 힘을 그들이 마음껏 누릴 기회를 가지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눈에 자주 띄지 않지만 책은 언제나 사람을 지키는 일을 해왔습니다.


 동네 책방을 열어놓고 책 판매는 기대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드나들고 여전히 책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일도 무척 중요하지요. 까마득하게 잊었던 지난날 내 손에 들려있는 책 한 권을 기억해 낼 수도 있으니까요. 가을이 깊어가고 한가위 명절이 다가옵니다.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 하나를 빌어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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