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아홉살, '진짜'를 찾아 떠난 인도
나는 아이티 플랫폼 회사의 광고 세일즈 매니저로 근무했다. 아이티 플랫폼은 보통 자사 어플리케이션에 광고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수익화를 하기에 광고 세일즈의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어떤 사람에게는 세일즈 직무가 성취욕을 , 내성적이고 말주변이 없는 성격인 나에겐 세일즈가 실재하지 않는 것을 과장하며 꾸며내는 일로만 다가왔다. 그러다 보니 회사 생활 내내 업무에 자신이 없었고 보람도 거의 느끼지 못했다. 목표했던 근무연수를 채웠기도 했고 서른이 되기 전 커리어 전환을 하고 싶단 생각에 그렇게 대책 없이 스물 아홉살 늦여름에 퇴사했다.
나에게 회사는 역할극을 하는 '가짜' 공간이었기 때문에 '진짜'를 찾는 데 집중했고, 고대 인도로부터 시작해 유서 깊고 몸과 마음의 수련을 함께 할 수 있는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다. 회사 생활의 스트레스를 줄곧 요가로 풀어 왔기에 퇴사 후 요가 TTC를 수강하기 위해 요가의 천국으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발리섬 우붓으로 떠났다.
우붓은 명성답게 아름다운 정글과 다양한 컨셉의 요가 스튜디오, 맛있는 채식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즐비했지만, 며칠 지내다 보니 지극히 백인 중심적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TTC를 수강한 요가원은 대표가 유러피안이었고, 대부분의 선생님이 백인이었지만 막상 연계된 숙소 청소부나 식당 종업원들은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발리니즈였다. 우붓의 유명한 다른 요가원들도 대부분 비슷해 보였다. 발리 현지인 선생님의 요가원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 찾아다녔지만, 비율적으로 백인 요가 선생님들이 압도적이었다. 우붓 여행은 정말 좋았지만, 한편으론 백인중심으로 잘 꾸며진 요가 테마파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에 목말랐던 나는 그렇게 진짜를 찾아 요가와 불교가 기원한 인도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인도 수도 뉴델리에 막상 도착하니….
뭐가 진짜고 가짠지 하나도 구별이 안 되었다...
세상에~!
이래서 부처님이 옳고 그름이 없다고 한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