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나무를 바라보며...
고민이 깊어진 밤 이야기
by OverflowToU Feb 2. 2022
설날에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는 오랜만이었다.
부모님 댁을 방문한 저녁 시간까지만 해도
아직 눈이 내리지 않았다.
대설주의보 때문에 눈이 얼마나 내릴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이따금씩 창 밖을 내다보았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자 가로등 불빛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다.
가로등은 이곳저곳을 밝혀주었으나,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는 곳은
작은 빛도 다 삼켜버린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는 곳은 새까맣게 어두웠다.
식탁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나누는 이야기들로 식사시간을 채우는 사이,
어느새 하얀 함박눈이 휘날리고 있었다.
창문으로 다가가 보니 이미 눈이 소복소복 쌓이고 있었다.
내리는 눈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던 그때,
한 번 더 감탄사를 외치게 되었다.
아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어두운 곳에 있는 물체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눈이 쌓이며 안 보였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뭇잎 하나 없는 앙상한 겨울나무였다.
소복이 쌓인 눈 덕분에 나무의 형태가 드러나 있었고,
하얀 눈은 어두웠던 주변을 밝혀주고 있었다.
신기했다.
분명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곳이었는데,
눈이 아주 작은 빛도 반사하여 자신을 하얗게 드러내었고
그로 인해 쌓인 눈 주변 모습이 나에게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내가 잘하는 일과 내가 좋아하는 일,
그리고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의 교집합을 찾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다.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 찾지 못했지만, 눈 덮인 나무를 보며 눈과 같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만 하얗게 드러나는 게 아니라
나로 인해 주변이 함께 드러날 수 있는 일.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던 것들을 밝혀주는 일.
고민이 깊어진 밤이다..
코로나 발생 초반, 질병관리청 파견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브런치를 놓았었다.
그럼에도 매일 조회수가 꾸준히 쌓이고 있던 것을 보며 반성하게 되었다.
내 안에 있는 좋은 영향력을 흘려보내겠다는 필명대로 영향력있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