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짐의 미학
가지에서 떨어져 내리는 낙엽들은 하나 같이 같은 방향으로 향하지만, 그들의 마지막은 모두 다르다. 어떤 잎은 바람에 실려 멀리 가고, 어떤 잎은 나무의 바로 밑에서 흙이 된다.
낙엽은 세상의 이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이 사라지는 일을 알고, 그것을 받아들인다. 스스로 썩어가는 땅이 되고, 그 땅이 생명을 낳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죽음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그 대신 돌아감이라 부른다. 나무를 떠나야 나무를 살릴 수 있다는 역설을 이해하며 짧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을 내어주며 숲을 이어간다.
우리는 삶에서 무언가를 내려놓을 때, 종종 그것을 끝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낙엽에게 끝이란, 그저 흙이 되는 과정일 뿐이다.
낙엽이 피운 흙 위에서 내년의 새싹이 자라나고, 바람은 또 다른 노래를 시작한다. 오늘의 숲에서 빈자리는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