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미세한 숨결

by 은해


나무의 발밑에서 이끼는 소리도 없이 숨을 내쉰다. 그저, 흙이 말라가면 물을 붙잡고, 바위가 갈라지면 그 틈을 조용히 메우며 명을 연명한다.


남들의 눈에 보잘 것 없더라도, 그는 자신을 희생시키며 살아오고 있다. 공룡이 떠나기 전부터, 이 땅에서 한 줄기 뿌리도 없이, 매달리고 견디며 생존했다.


강함이란 요란하게 소리를 치며 존재를 뽐내는 게 아니다. 끝까지 버텨내는 것이다. 동물과 사람은 오늘도 그에게 발자국을 남기지만 그는 그 속에서조차 자라난다.


빛이 비추지 않더라도, 그는 초록으로 대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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