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
바람은 머무르고 싶어도 머무르지 못한다.
그건 바람의 법칙이다.
숲을 스치며, 나뭇잎을 흔들고,
이끼 위에 물방울을 떨어지게 하며 지나간다.
그는 형태가 없으나, 흔적을 남기고,
숲은 그 떨림을 보고 있다.
바람은 눈이 없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신에게 닿는 생명체의 온기가 통할 때 그는 새의 길을 터주고, 낙엽의 춤과 함께 섞여 사라진다. 잠시 떠나는 거라며, 다시 돌아올 것을 기약한다.
바람은 알고 있었다. 떠남과 머묾이 다르지 않다는 걸.
그래서 오늘도 사라지며, 숲의 한숨 속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