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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보람 Apr 08. 2023

어서 와, 출사는 처음이지?

하루종일 웃은 날은 오늘이 처음이야

   찬 바람이 불지만 하늘이 맑고 햇볕이 따스한 날이었다. 집결 장소에 도착하니 자기소개를 하라길래 이름을 얘기하고 '오늘 처음인 게 많다'라고 했다. 영등포시장역에 내려본 것도 처음, 여기에 온 것도 처음, 출사도 처음, 모르는 사람들과 익숙지 않은 사진을 찍는 것도 처음. 걱정했지만 여러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어주었다. 영등포시장역에서 문래까지 걸어가며 이런저런 사진을 찍었다.


문래공원의 빈 의자


   문래공원에는 사람이 꽤 있었다. 여기에만 사람이 없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확대해 보니 이곳에도 사람이 있었다...



한 카페의 루프탑, 붉은색 천막과 파란 하늘, 빛을 받아 하얘진 주변


   나는 MBTI에서 T가 80%가 넘는 사람이라 '감성', '감성카페'등을 좋아하지 않는다. '감성=(말도 안 되는 비싼) 가격'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다 집결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서 몇몇 사람들과 감성카페에 들어왔다. 레몬과 허브가 들어간 차를 마셨다. 당연히 음료는 매우 비쌌다. 그렇지만 경치가 좋고, 날씨가 좋고, 기분이 좋았다. 그냥 오늘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하루종일 미소가 가득했다.



고개를 들었더니 누군가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힙한 가게와 사람들로 가득한 문래에서 문득 위를 올려봤더니 한 사람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근데 그 모습이 조금 섬뜩하게 느껴졌다. 전봇대의 전선들이 어지럽다.


 

한 가게 앞에서, 파란 하늘과 손님의 청바지가 묘하게 어울리네



초록, 빨강의 대비가 두드러지는 사진



   오늘 출사에서 나의 포인트는 '색'이었다. 돌아다니다 보니 가장 눈에 띄는 건 색깔이었다. 하늘보다 더 파란색, 초록색,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등등 거리엔 많은 색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도 색깔이 진한 사람이 되고 싶다. 누가 봐도 이 사람이라고 알아볼 수 있는 그런 분명한 색깔을 가진. 오늘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아직 내 얼굴엔 지워지지 않은 미소가 있다. 내일까지 이 마음을 지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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