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01낯선 곳에 오면
그 누구도 모르는 사람이어서 좋다.
문득 말 한마디를 건네도
그 사람은 새로운 사람이어서 좋다.
차가운 눈이 쌓이면
체온이 그대로가 따스함일 수밖에 없는,
혼자인 까닭에
그 누구에게도 여백일 수 있어 좋다.
함께한다는 것은 함께 할 수 없는 빈틈이 있고
함께하지 않는다는 것은 함께 할 수 있다는 빈틈이 있기에
혼자는 그 누구의 의식 영역에서도
자유일 수 있어 좋다.
낙엽이 날리는 쓸쓸함과 넉넉한 우울이
깊은 사색의 숲 속으로 나를 이끌고
그 어디쯤 길을 잃은 발걸음이
죽음이라 해도
삶을 놓는데 눈물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 좋다.
숨소리만큼 쏟아지는 입김,
연약하기에
더 강해지고 싶은 욕망,
삶을 연연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의 성찰,
그건
온전히 내가 나를 가질 수 있는
나일지도 모른다.
하롱하롱
지는 꽃처럼
낙엽처럼
눈꽃처럼
계절도 놓고,
그리움도 놓고,
눈물 나는 사랑도
하늘에 날리게 하겠지.
쌓이는 눈 속에서
마지막 입김이 멈출 때
무수한 별들은
하늘에서 빛날 때
나도 별이 되겠지.
Trip..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