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야 채워지는 것이다.
혼자는 둘이 되기 쉽고
둘은 혼자가 되기 쉽다.
기나긴 겨울이 있기에
따듯한 봄이 오듯이
외롭고 고단한 시간이 있기에
만남에 기쁨이 있다.
분주하고 바쁜 시간이 있어서
고즈넉하고 한가한 여백이 주어진다.
밤이 긴 날이 있듯
낮이 긴 날이 있다.
외롭다는 것은
외롭지 않고 싶은 끊임없는 몸부림,
새싹이 없기에 새싹은 나고
쌓여있지 않았기에
쌓이는 것이 있고
둘이 아닌 혼자여서
둘이 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사랑도 없고
미움도 없을 때
비소로 투명한 하늘처럼
맑아지는 것이다.
본래 아무것도 없기에
아무것이 생겨나고
그 아무것도 버리지 못한 채
떠나면 안 되는 것을 아는 까닭에
남겨둔 것들은
살아있을 건네주어야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