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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Feb 14. 2021

영화 <만추> 감상평 01

회색빛 어둠 속에서 방관적인 만남


1. 프롤로그


낯설거나 부적응으로 자신이 세상에서 적응되지 않는 낯선 세계, 탕웨이는 살인자로 감옥에 생활만 7년을 하고, 어머니의 부고로 버스를 탄다. 단 3일정도의 자유. 무표정하고 차가우며 말이 없다. 세상을 살아갈 만한 이유가 한 사람에게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만추>의 탕웨이는 어떤 충격으로 인하여 어둠속에서 살아야 하는 현실에 마주한다는 점에서 영화 <휴먼스테인>의 니콜키드만과 흡사하다.


2. 김태용 감독의 <만추>
  영화는 칙칙하고 한사코 어둠을 택한다. 그것도 짙은 회색빛 어둠이다. 세상을 살아야 할 이유도 많을 것이나 삶의 염증이 나거나 진저리나는 경우 또한 허다하다.

  화려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런 분위기는 남 얘기이다.   암에 걸린 사람도 죽음의 공포로 힘들지만 요리를 하다가 손가락을 베여 피가 나는 것을 동여매는 것도 뜻하지 않았고, 의도하지 않는 상황을 맞딱뜨려서 견디어 내야 한다.


  영화를 볼때 관객은  동동일시효로 장면에 이입된다. 감옥이라는 어둠 속에서 어머니 장례로 차를 탄 애나(탕웨이 역), 훈(현빈 역)은 버스에 타서 동양인 애나에게 20달러를 빌리고 자신이 찬 시계를 건네준다. 시애틀행 버스를 타고 가다 애나를 처음으로 만난다. 칙칙하고 어두운 장면 속에서 어느 장면도 긴장되지 않을 때가 없다.


  애나는 버스가 휴게실에 들리는 동안 따뜻한 커피를 마신다. 훈은 시간을 알고 싶다며 몇 마디를 건네도 또 누군가 통화를 한다.


  버스안에서 훈의 친구는 훈의 일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린다. 훈의 일은 그래봤자 돈많은 여자 울려 돈이나 뺐는 그런 일니다.

   

  이제 애나를 작업할 생각인가.


  시애틀에 도착한 애나는 가족의 환영을 받는다. 살인범은 원래 나올 수 없으나 보석금을 내서 며칠이 허용된 것이다. 드라마 <빠담빠담>에서 양강칠(정우성역)도 잠시 빠져나와 여자를 만나는 것 같이.


  막상 집에 왔어도 집은 시끄럽다.  어머니 생일을 잘 못 기재했다고 서로 다투는 것을 뒤로 하고 뒤뜰을 걷는다. 집안은 어머니 장례로 염을 하는 목탁소리가 침묵을 깨고 있다.

 

3. 어색한 관계


 현빈은 샤워를 하는 동안 누님은 봉투에 달러를 가득 채워 놓고 떠난다.


 한편 애나는 세상에 나와서 도시를 걸어본다. 로데오 거리같는. 귀에 익숙하지 않는 귀걸이와 치마, 쇼핑을 미치고 나온 그녀에게 전회벨이 울린다.

  옷을 마구 뒤졌다. 죄수번호와 현 위치를 말하라 하고 내일까지 귀환이라 알려주고 전화는 끊긴다.

  

 역으로 가서 그녀는 새로 산 옷을 화장실에서 갈아임고 새옷을 화장실에 놓아두고 나온다. 멀뚱히 서서 애나는 기차표를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훈이 기다리라는 곳으로 나온다.


 훈은 빌렸던 돈을 되돌려 주지만 받지를 않는다. 애나는 감작스럽게 "Do you want me?"(나랑 잘래요?)라는 말에 훈은 벙찌는 표정이다.


  호텔에서 애나는 훈의 단추를 풀어헤친다. 훈은 단추를 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이 윗도리를 벗는다. 훈은 그녀의 단추를 풀고 그녀의 목으로 손을 넣어 윗도리를 벗기고 그녀를 안는다. 애나는 훈의 살을 만지고 포옹을 한다. 훈이 갑작스럽게 덮치는 듯 하자 애나는 훈을 밀쳐버린다. 훈은 갑작스럽게 밀쳐서 스탠드 탁자에 앉고 벙쩌하고 어색한다. 그리고 다시 옷을 입는다. 하얀 와이셔츠를 입은 훈은 창밖을 멍히 처다 보고 있다. 빗방울 소리가 밖에서 들려오는 듯 하다.


   애나는 귀가 간지려운지 귀를 자꾸 긁는다. 늘 입던 외투와 흥클어진 머리를 한채 애나가 침대에 앉는다.

   Don't scratch! What! It will make it worse. Sorry! It's OK.


  모텔에서 나온 그들의 걸음에 창백한 키타소리가 구슬프게 울려 퍼지고 둘은 비가 한 차례 쓸고간 씨애틀 거리는 것든다. Public Market, traditional market! 사람들은 부쩍거리는 거리를 걷는다. 둘은 레스토랑에가서 식사를 한다.

  

 4. 둘의 시내여행

  

   철없는 소년 소녀처럼 관광버스를 타고, 배도 탄다. Amusement Park에서 둘은 유쾌한 시간을 갖는다.

  <만추>는 <5일의 마중> 처럼 흑백스럽고 어둡지만 그 안에 서로를 위하는 사랑이 짙은 어둠만큼 밝게 부각된다.  두 영화 모두  남여는 서로를 사랑하고 위하는 촛점의 다른 각도라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 <엽문> 또한 액션 영화이면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이 부각된다.  하지만 만추의 경우 시각이 알맹이로 영그는 사랑이기 보다 외면에서 서로를 탐구해가는 위태로움의 측면에서 본다면 <비포선라이즈>의 틀과 흡사한 플롯을 지녔다과 봐야할 것이다.
  <만추>는 서로의 말이 통하거나 혹을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마음을 읽어내려는 힘이 있다. 중국어와 한국어, 그리고 영어가 적당히 얼버무려 져서 어느 때는 서로가 다른 언어로 하는데 이해가 되는, 그러나 이해가 되지 않는 어느 지점에서 애매하고 말이 통하지 않으나 이해가 가는 혼선이면서도 통합된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5. 미숙한 결론과 생각해야봐야 논점

  영화 <만추>는 생각이 뒤엉키거나 인성이 무지 꼬여버린 현실에서 약간의 방관자적인 관점에서 만남을 조명한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며칠은 더 숙성된 생각(熟義, delibertation)의 과정이 더 필요한듯. 영화를 몇 번 보면 이 영화이 전하는 의미를 알게 될 것 같다.  애나는 마구 뛰어간다. 그 뒤를 훈은 뛰어난다. 낯선 시간 속으로.


6. 영화를 횡단하는 '죽음'과 '만남'의 문제   

  애나의 살인으로 인한 7년동안의 감금생활,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이다. 어쩌면 주인공은 웃으려 하지만 웃음이 잘 그려지지 않는 현실, 그리고 쉽게 마음의 열거나 감정이나 마음의 인연 조차 밧줄로 동여매는데 손이 망설여진다. 마음을 쉽게 열 수 없다. 어쩌면 자신의 비극이 그나마 좋은 감정을 지닌 사람에게 액운이 튈까봐 겁이 난다.  실상은 힐링받고 싶어서 만남을 갖다가도 상처를 더 받게 될가 두려워 다가서지도 못한다. 사람이 겁이 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다음의 발검음이 겁이 난 까닭이기도 하다.



7. 스토리의 갈등지점


  훈의 갈등: 옥자의 남편(외국인) - 옥자 - 훈 : 옥자는 훈에게 목숨을 걸고 떠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훈은 그녀를 단순히 돈을 받고 연애해주는 상대일 뿐이다. 옥자의 남편은 훈에게 옥자의 죽음을 알인다.  

  애나의 갈등: ...... 침묵과 어둠 속에서 빛을 잃은, 그러나 아직 젊으니까 사랑하는 마음의 여력이 불씨가 모두 사라져 버린 것 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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