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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Feb 21. 2021

Gloomy Sunday

-부제 암연(黯然)

가슴 뭉클하게

휘감은, 삶의 쓸쓸함

의연하게 흐르는 강물,

끊어질 듯한

바이올린 현이 애절하게 운다. 


까맣게 타버린 가슴에

어둠을 가득 품은 채

인생을 휘젓는 사랑의 화살이

흐느끼듯 심장이 관통하면

흐르는 피는 흥건히 온몸을 젖게한다. 


텅 빈 사거리,

어디를 가야할지 머뭇거리며

방황하던 그 길은

정작 너를 향해 달려가는 길이었다. 


한마디 말을 할 수 없어

빙빙 네가 있을 것 같은 환상속에

얼정띤 발걸음은

마지막 암연의 슬픔에

끝내 뒤돌아 보지 못한 채

바람이 날렸다. 

세월이 지나고

그 자리에 계절의 슬픔에 나이테 마냥

새싹을 다시 피워,

하얗게 봄을 날리고 있는데. 



 

  한 사람의 삶은 괴롭거나 슬프거나 고단하고나 애잔하다. '너를 보지 않으려고 뛰쳐나갔던 그 발걸음 하나 하나는 결국 너를 향한 발걸음이었다'(문정희)는 시구처럼 우리는 어디를 향해서 달려가거나, 멈칫하거나 망설이고 있는 것인지. '망설임을 대신 하는 눈물'(기형도 시어)처럼 텅 빈 빈 집에서 홀로 밖에 나가지 못하는 '우울증 환자'처럼 과거의 사슬을 풀고, 스스로를 온전히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렇게든 저렇게든 어떻게든 어색하더라고 '온전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야 할테니까. 어색함이란 스스로 그냥 느끼는 것이지 타인의 눈에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저 스스로만 그리 느끼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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