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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Mar 20. 2021

반월호수

라벤다 꽃밭을 걷고 싶다


불면으로 뒤척이는 호수의 고요처럼

낡은 나룻배도 닻을 내린다

하늘의 거울처럼 호수는 하늘을 담는다. 


어둠은 보랏빛 향기를 품고 있다.

태초에 떨어진 별들을 가득 품고 있는 호수,

물고기들은 아무 일 없듯 뒤척거린다


슬픔은  

호수 저 밑에 돌처럼 가라앉았고

이제 그 어떤 일에도 아무렇지도 않아


몸 어딘가에 봄이 피어나는 것 같다

꽃을 피워내면서

  

하늘을 품은 호수,

물고기도 풀썩 뛰어올라

호수를 헤엄친다 


|반월호수| 


 

  죽음 같은 적막에서 라벤더 꽃길을 걷고 싶다. 이런 경험을 하지 못하고 죽었다면 억울할 거야 하는 순간이 있다.. 라벤더는 라틴어로 '씻는다'는 뜻으로 그 꽃말 또한 '침묵'이다. 보랏빛 꽃망울이 하나의 줄기에 기쁨의 방울처럼 피어있다.  꽃을 바라볼 때의 기쁨뿐만 아니라 마음도 평온해질 듯하다. 아름다운 영혼이 보랏빛 향기로 꽃이 피며 세상의 모든 평화를 부를 것 같다.. 

   힘겹고 버티기 힘든 시간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의 휴식을 갖지 못한 사람들, 지친 영혼, 라벤더 꽂는  위로하고 격려받고 또한 사랑받고자 한다면 보랏빛 마음의 기쁨으로 봄을 맞이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라벤다 꽃밭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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