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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Jan 11. 2022

뱀이 겨울 잠을 잔다

깨우지 좀 마

글 김순만


찬 바람에 불 때 즈음

나는 동굴 속에 들어갔지

웅크리고 잠들었지

나의 길다란 몸 또아리를 틀고

맨 살을 닿는

기쁨을

잘 떼어내고 싶지 않은 것 처럼,


요염하게 몸을 휘감고

황홀이 혈관을 타고

땅이 뜨거운 물 위에 안개가 피어오르듯.


나른한 채

눈이 감기고 겨울잠을 잔다

동굴 바같에 바람이 불든 말든

눈이 쌓이든 말든

세상이 무너지든 말든

동굴 안에서 잠들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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