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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Feb 15. 2022

별이 빛나는 밤

하늘과 땅, 태양과 달

엄밀히 말해서

'해가 뜨거나 지지 않는다(1)'.

해는 늘 떠있고 지구가 돌았다.

엄밀히 말해서

달이 뜨거나 지지 않는다.

달은 늘 돌고 있을 뿐이다. 지구를.

내가 멈추어 있다고

세상이 멈추어 있는 것은 아니다.


태초에 별들이 떨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 후로도 별은 무수히 떨어졌겠지.


땅으로 떨어진 별, 땅에서 날아가 별이 된 별,

하늘로 숱한 영혼의 별빛이 하늘에 반짝거린다.

나도 어느 날 별이 되겠지.


<별이 빛나는 밤> /김순만

부제: 관측 observation


 왕충의 <논형>에서 '해는 불의 정기이고, 달은 물의 정기'라고 한다. 하나의 식물이 자라나는데 광합성도 해야 하지만

수분이 없으면 나무도 자라지 않는다.  태양과 달은 어쨌든 뭔가 생명력을 주는 근원 같다.

태양을 품어 뜨거울 때가 있었다.


겨울은 얼어붙은 냉장고,

사내는 생선처럼 얼어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손을 내밀어 체온을 손가락에 불어넣는다.

혼을 불어넣듯이.

그래도 사랑은 다시 하지 말자.

어둠 속에 휘말리는 일은

감정이 바람에 휘말리기 때문이다.

볼록 튀어나온 볼륨의 소묘가

흔들어 놓았지.


벌렁거리며 가슴이 뛰면

태양이 뜨는 징조다.


<하늘> /김순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인 가슴 떨리고 설레는 일이다. 식어버렸을 것 같지만 마음은 늙지 않고, 감정도 늙지 않는다.

사랑은 생명을 만드는 일이고, 신성하다. 성스러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잘 못하면 추함, 타락, 치졸함, 천박함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아름다운 꽃은 빨리 꺾이기 마련이다(3)

먼저 익은 과일이 빨리 떨어지듯이(4).

아름 우니까.

잘 익었으니까.


<탐욕> / 김순만




Reference

(1) 이형기(2000), 존재하지 않는 나무, 고려원. p.48 <사실과 착각>에서 인용함.

(2)  王充 <論衡> (2016).  성기옥 옮김. 동아일보사. p.429

유가들은 '해와 달의 본체는 완전히 둥글다'.라고 주장한다. 형태는 광주리 형상이고 둥글게 보이지만 멀리 있는 빛을 바라보면 광체가 둥글게 보인다. 해와 달은 완전히 둥글지 않지만 둥글게 보인다. 해와 달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해는 불의 정기고, 달은 불의 정기다.

儒者謂:「日月之體皆至圓。」彼從下望見其形,若斗筐之狀,狀如正圓。不如望遠光氣,氣不圓矣。夫日月不圓,視若圓者,人遠也。何以驗之?夫日者、火之精也,月者、水之精也。在地,水火不圓;在天,水火何故獨圓?日月在天猶五星,五星猶列星,列星不圓,光耀若圓,去人遠也。(출처: https://ctext.org/lunheng/shuo-ri/zh)
(3) Shakespeares's Rechard II, 정원사의 대사.
(4) The Ripest fruit first falls. Richard, Act II, Scene I.
     Retrieved from Shakespeares's Rechard II, p.128
     리처드 2세, 김덕수 역, 형설출판사. (2003)

《 별이 빛나는 밤 》( 영어:  The Starry Night )은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자 정신병을 앓고 있을 당시 고흐가 그린 그림이다.(1889) 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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