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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Feb 10. 2022

그림자

지침의 소묘


뜨거운 태양에 불타버려서
까맣게 그을린 밤,

하늘로 날아간 불똥은 별이 되고
바다는 그리움의 불빛에 파도친다


형체없는 그림자가
찬 바람 부는 해변을 걷는다.


해안을 에워싼 불빛은

저마다의 등불이다.

홀로 숨어있는 저마다의 영혼의 혼불이다.


따뜻한 숨소리가 그립다

구운 생선을 뜯으며

딸그락거리는 숟가락 젓가락 소리도 없다.


<그림자>/ 김순만


삶이 막연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또한 문득 혼자 살고 있구나 할 때도 있다.

누군가와 밥을 먹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모두 만남과 이별에서 오며, 이별은 아무리 연습을 해도 아프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빈틈이 있다.

익숙하지 않는 것들에게
익숙해지려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낯선 사람들은 죽은 귀신보다 무섭다.

낯설지 않는 사람은 익숙해서 무섭다.

무섭다는 것은 뭐든 조심해야 한다는 것.


따뜻한 온기가 살아있는 자들의 향기이다.

빈틈을 매우며 상처를 동여매주며

살아야 하는 거다.


<사람들> / 김순만


존재감은 숨긴다고 해서 숨겨지는 것도 아니고

드러내려 한다고 해서 드러내지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 사람이 한 번보고 두번 보고 익숙해졌기에 익숙할 뿐이다.
자주 보면 익숙하다고 그 사람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아닐지라도.


시는 쓰면 쓸수록 낯설고 뒤뚱거리며 걷는 새처럼 불안전하다.

그럼에도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지 않는한 그 누구도 만들어 주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의 눈이 무섭고, 시선이 무섭고 마음이 무서우며, 나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서 두렵다.

한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 가장 잘 알면서도 더 모르는 것 또한 자기자신인 듯 싶다.

삶이 지친다. 너무 오래 산 것 같이.

출처:https://www.mindgil.com/news/articleView.html?idxno=7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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