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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Mar 02. 2022

적막감(寂寞感)

멈춤의 시간


 

눈을 감아도 뒤척거리는데 잠 못 드는데

깨어나려 뒤척거려도 깨어나지 못한다.


몸이 무겁다.

한 없이 풀어지는 마음이

옷조차 제대로 추슬러지지 않고,

아무리 열려고 해도 열리지 않는 병뚜껑처럼

둔탁하다.


적적한 시간에는

애타게 그 무엇도 하지 않고,

텅 빈 충만처럼 

그 무엇도 하지 않은 채

뒤척거려도 괜찮다.


웃거름이 풀어져도,

설거지가 되지 않은 채 그릇이 쌓여도,

산사 어딘가에서 종소리가 울려 산을 넘어가도,

땅 속에 눈을 뜬 뱀이 저희들끼리 휘감겨 잠을 자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그냥 긴 잠에 또 잠들어도 좋다.

뒤척거리며 깨어나지 않아도 좋다.

애타는 마음이 아니어도 좋다.

한없이 풀어지는 마음의 자유,

넉넉한 시간의 실타래도 풀지 말고,

곱게 묶이지 않은 채로 그대로 두어도 좋다.

2022.3.1.



MEMO.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야 한다. 부지런히 열심히 일해도 가난하고, 날마디 빈둥거리고 놀아도 부유한 사람도 있다.  사회적인 여건이나 상황보다 부지런히 사는 모습은 아름다움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항상 부지런히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다 보면 쉬어야 할 때도 있고 멈추어 있는 시간도 있다.  우리가 부지런히 살아야 하는 이유는 보다 윤택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이다. 

 게으름을 칭찬할 수 없지만 부지런한 사람을 그 누구도 나무라지 않는다. 문제는 게으름과 부지런함에 대한 균형이다. 게으름은 어느 정도는 정신적인 휴식도 줄 뿐만 아니라 무엇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할지 답을 줄 수도 있다. 


  한 편의 시는 고통의 환경속에 피어난 열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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