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았다는 것은
낡은 만큼 정들었다는 의미,
초가집 뜰 안에는 알콩달콩 아웅다웅
피붙이들이 크고 자랐을 테고,
사랑은 앞마당 대문 옆 에 커가는 매화나무처럼
단단히 흙살에 번지며 뿌리도 자라난다.
시간의 여백처럼
돌 담 꽃밭에 화초를 심으면,
화초를 심는 그 영혼에도 꽃이 피어난다.
핏줄을 타고 내려온 족보처럼.
가문은 집안의 나무나 화초처럼 자라나
보기만 해도 기쁨이 피어난다.
때에 따라 굉이질을 하고 삽질을 하며
기일(planting day)을 알 수 없는 나무들이 커가고
아이가 커가고 어른이 되고
그 아들은 그 아비되어
또 화초를 심고
상추를 배추를 가지를,
예쁜 딸 손에 물들일 봉숭아 심는다.
손끝에 마음에 빨간 물을 드려
손을 내 보이며 웃을 아이를 상상하면서.
그 옛날 불던 바람이 다시 불어
설레이게 하는 마음처럼 한들거리며
화초들에게 나무들에게 영혼을 불어넣어
생명력으로 살아가겠지. 생동감 있게.
<낡은 집에 화초를 심다>
글 김순만
이미지출처https://www.pinterest.co.kr/pin/1477750501393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