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순만 Dec 26. 2022

빈 틈

완벽하지 못해서 사람이다

보고 싶다고 다 볼 수 없고

만나고 싶다고 다 만날 수 없고

갖고 싶다고 다 가질 수 없으며

만지고 싶다고 다 만질 수 없다.


할 수 있다지만 다 할 수 없고

할 수 없다고 다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이별이라 해서 다 이별이 아니듯

사랑한다고 해도 사랑을 다 할 수 없다.


갖고 싶다고 해서 다 가질 수 없고

버리고 싶다고 다 버릴 수 없다.


믿고 싶다고 해서 다 믿을 수 없으며

저버릴 수 있다고 해서 다 저버릴 수도 없다.


잘된다고 해서 다 잘되는 것이 아니듯

안된다고 하지만 다 안 되는 것이 아니다.


즐겁다고 해도 함께 해야 즐거움이 더하며

기쁜 일도 함께 해야 더 기쁜 것이며

맛있는 것도 함께 해야 더 맛있다.


완벽하지 못한데 완벽하다 말할 수 없고

완벽한 것도 어느 날 완벽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때는 다 되었어도 지금은 다 되지 않는 것이 있고

지금은 다 되지 않았는데 어느 날 다 될 날도 온다.


뜨거운 것이 식고 식은 물이 얼고

언 물이 녹을 때가 있듯이.


물은 항상 위래서 아래로 흐르나

보이지 않는 순간 증발해서 하늘로 올라가고

어느 날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가 되기도 하다.


안다고 해서 다 알 수 없고,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앎이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을 알게 되어 

알 수 없는 것이 앎이거늘 어찌 앎이라 말할 수 있는가.

그리하여 사람은 다가갈수록 모르는 것이 많고

모르는 것이 많을 수록 앎이 많다.


천상열차분야지도 그림출처:천상열차분야지도 | 소장품 검색:국립중앙박물관 (museum.go.kr)




작가의 이전글 눈의 우울한 샹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