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유당지용(無有器之用)

비어있기에 채울 수 있다

by 김순만

노자 도덕경11

十一.


三十輻共一轂, 當其無有車之用. 埏埴以爲器, 當其無有器之用. 鑿戶牖以爲室, 當其無有室之用.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십일. 삼십폭공일곡, 당기무유차지용. 연식이위기, 당기무유기지용. 착호유이위실, 당기무유실지용. 고유지이위리, 무지이위용.


emptybowl.png retrived from :https://colorwheelstudio.com/empty-bowls/


서른 개의 바큇살이 하나의 바퀴통에 모여 있고, 그 바퀴통 속의 텅 빔(無)에 의하여 수레가 된다. 진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들고, 그릇 안이 텅 빔(無)어 있기에 무엇이든 담을 수 있고, 방에 구멍을 뚫어 창문을 만드는데, 문틀의 빈 공간(無)이 있어 드나들 수 있다. 그러므로 "있음(有)"의 유익함은 "없음(無)"에서 온다.


안성유기그릇.png 이미지 출처: 쿠팡 안성유기그릇


현대신 문장으로 문장바꾸기(paraphrase)


자동차 바퀴의 가운데가 비어 있어 축을 끼워 먼 곳에 여행을 갈 수 있고, 그릇이 비어있어 먹을 것을 채울 수 있고, 문이 없는 방은 어둠만 갇혀있을 텐데 창문을 만들어 밖을 볼 수 있고, 방문을 만들어 드나들 수 있다.


생각할 지점


짝이 없기에 짝을 만날 수 있다. 짝이 있으면 짝을 더 만나면 안 되고, 짝이 있으면 짝을 잃는다. 만나는 사람이 없으니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만나는 사람이 없으니 헤어질 이유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니 사랑으로 인하여 이별의 아픔이 없다.

이별의 통증으로 이미 아파했기에 더 아플 일이 없고, 누군가 생기면 헤어질 것이 두려워 만나지도 못한다. 결국 누군가 새롭게 만나고 싶다면 헤어질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별을 겪지 않으려면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으면 되고 사랑하지 않으면 된다.

혼자 세상에 태어나 누군가를 만났고, 헤어짐도 겪었다면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이별 또한 각오해야 하고, 그러므로 사랑은 아픔과 고통을 품에 안고 있는 깊은 슬픔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