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물감

비의 찬미

by 김순만

도시 한가운데 파인 물 웅덩이

거기에도 비는 내리고 물은 흐른다

바람의 붓끝이

허공에 회색 물감, 하얀 물감을

검은 물감을 풀어놓았다


산을 지나고

강을 지나고

들녘을 지나던

물감이 비를 뿌렸다


구름은 신비한

그림들을 하늘에 그려놓곤 했다


빗소리는

하늘이 땅에게

전하는 속삭임이다.


물은

낮은 곳으로 은밀히

파고드는 생명이다


시나브로 차오르는

가슴저미는 소리,

빗물은 들녘이든 개울이든

낮은 곳이면 더

깊게 파고드는

하늘만큼 넓은 사랑이

땅으로 스며드는 기쁨이다



김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