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순만 Mar 14. 2019

당근

식물도 때를 알고 있다


  냉장고 안 당근에 새싹이 피어났다. 냉장고 처럼 폐쇄된 공간에서도 봄이 피어난 것이다. 식물도 봄이 온 줄 알고 있다. 생명은 오묘라고 신비한 시간이 존재한다.   식물도 뇌가 있고 또 말을 한다. 어김없이 침묵할 뿐이지만. 
  어떤 것에 대해 시기를 알고 있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다.  촌각을 다투는 시간에 있음은 그만큼 그 사람이 부지런히 살고 있음을 뜻한다. 



삼월의 시간이 길을 걸어로면 그 시간을 환영하느라 꽃들이 피어난다. 생명은 놀라운 생존력을 가졌다. 식물은 인간처럼 말을 하지 않으며 그리 쉽게 시들지 않는다.

평택역 뒷켠에 새들이 앉아 있다. 까마귀 떼들이 무리를 지어 하늘은 날다가 나란히 앉아 있다.


 도시의 빌딩 숲으로 새들이 날아왔다.  새들이 하늘을 마음 껏 날는 것을 보면 내 어깨에 날게가 돋아 날아가고 싶어진다.

 작은 공간 조차 빈틈이 없는 도시, 마음의 여유를 부리기에는 사치스러운 도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다.

 밤 시간에도 차들은 멈출 줄 모르고 달려간다. 시간이 멈추지 않듯이 사람들의 마음이 이동하는 것이다.  

  

 날은 금새 밝고 사람들은 분주히 어딘가를 뛰어간다. 햇살이 따스한 봄날에는 무엇이든 새로움을 꿈꾼다.  절망과 어둠 속에 살다보면 하루가 밝아오는 것이 두렵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하루가 시작되는 것 조차 겁이 난다.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도시속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그것이 도시의 냉정한 현실이 아닐까 한다. 


빈틈이 없는 도시도 생명이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지 않는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