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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Feb 25. 2023

종이의 기억

낙엽 같은 어느 화가에 대한 슬픈 이야기

겹겹이 쌓인 시간에

낙엽이 엎드려 운다.


아니

낙엽이 울기전

하늘이 울었고

땅이 울었다.


그 까만 눈물은

밤하늘의 눈물.


그 눈물을 담은

향기가 났다.


눈물을 적신 붓이

땅에 스치자 꽃이 피어났다.


고결과 인고를

가득 담는

하늘이 보낸 소녀는

온 땅에 그림을 그리다가

그 만 때를 놓쳐버렸다.


소녀는

수십 년의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그림만 그린다.


하늘을 닮은

낙엽이 운다.


하늘을 닮은

붓이 눕는다.


고단하고 지친 줄도 모르고

흘러간 시간(4 seasons).


낙엽은 자꾸만

수분을

시간의 틈으로 날려 보내고,


붓이 스치며

기록된 집념과 열정은

그 무슨 마음의 기록인 양

하늘을 담은 땅인 양

화선지에 펼쳐져 있다.


하늘만 알고

땅만 알고

붓만 알고

종이만 안다.


붓이 스쳐간 흔적을.

흔적에 기록된 정성스러운 마음을.


KOREAN TRADITIONAL PAPER FOR PRACTICING PAINTS OF LEA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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