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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Feb 28. 2023

매화

너는 나를 울게 한다

어쩌자고

봄은

그 많은 꽃을 내 마음에 피우는가

목마른 땅속에

잠든 살갗을 후비는 봄바람에

새순이 나고,

영롱한 새벽이슬에

적셔진 마음,

그 누구에게

말 못 하는 비밀은

저 만의 그리움 되고,

꽃으로 피게 하는 사랑은

그 짧은 순간에

바람의 긴 여운으로

끝내 나를 울게 하는가

Plum, 2023. Sunman


  매화의 꽃말은 단연  고결한 마음이다. 고결한 마음은 고결한 인품에서 오는 것이며, 고결한 인품은 고결한 정신에서 온다. 하여 매화의 꽃말은 '기품과 인내'를 상징한다.  매화는 벚꽃에 비슷한데, 그것에 명백한 차이점은 향기라고 한다. 벚꽃은 향기가 없지만 흐드러지게 피고 날리는 것이 화려하다. 반면 매화는 우아하고 또한 향기롭다.

  고결한 마음을 상징하는 매화는 단연 하얀 색깔을 지닌 백매(白梅)이며, 꽃답게 사랑의 빛이라 할 수 있는 홍매(紅梅) 일 것이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피는 매화를 설중매라 한다. 누군가를 연모하는 마음은 한 겨울 눈보라가 피는 것처럼 슬프고 애달프다.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마음대로 말할 수 없고 그 마음이 사랑으로 꽃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어서 홀로 사랑하고 홀로 피고 지는 마음일 때 더욱 슬프고 서럽다.


홍매


줍은 분홍빛 마음을

고이 접은 연서는 보낼 수 없어

가슴에 품고 있는데,

바람은 다가와 나를 흔들고

밤을 흔드는

슬픔은 이슬로 맺힌다.


어느새 꽃피는 마음,

나는 어쩌지

나는 어쩌지


바람은 알겠지

꽃피는 마음을,

붉게 피어난

나의 사랑을.

홍매, Sunman.

여리여리 한 꽃잎도 마음을 말할 줄 안다.

한 번 살다갈 거라면

이적지 못한 사랑도 꽃피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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