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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Mar 11. 2023

산은 늘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김홍도 의 "오륜행실도첩_은보감오" 은 CC BY 

山    


글 김순만

 

바람 일으키고 

그대 떠나자 

회오리치는 같은 아쉬움 

저 산 되었네



송계일 의 "산과 구름-1990-72" . CC BY-NC-ND. 공유마당




창작노트


  <이별>은 과거의 자리에서 변함없는 지존으로 내면에 자리한다. 이별은 거의 죽음과 흡사하고, 또한 죽음이기도 하다.  이별은 그 무슨 까닭으로 우연이라도 스칠 가능성을 내포하지만 죽음은 윤회라는 전재하에 다음생애말고는 그 사람을 만날 수 없다.  남여간의 사랑 못지 않게 스승은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 차원 높은 애정일수도 있다. 만날 수 있을 때 만나는 것이 좋다.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것도 슬픈 일이다.



김홍도 의 "오륜행실도_새를감동시킨은보" 은 CC BY


그림해설: 스승과 아버지에 대한 공경을 똑같이 했던 이야기다. 역시 조선시대 때 얘기입니다. 윤은보와 서즐은 장지도라는 스승님께 글을 배웠는데 스승님이 자식이 없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 허락을 맡은 두 사람은 스승님의 무덤 곁에 여막을 짓고 아침 저녁으로 제사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윤은보의 아버지가 병이 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집에 돌아가 약을 달여 올리면서 아버지를 극진히 간호한 윤은보는 아버지가 완쾌되자 다시 스승의 무덤 곁으로 달려갔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얼마 후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윤은보는 아버지 곁에 여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했습니다. 그런 어느날 심한 바람이 불어 아버지의 무덤 앞에 세워둔 제사상의 향합이 날아가버렸습니다. 며칠이 지났을까요? 까마귀가 무엇인가를 입에 물어 무덤 앞에 놓고 날아갔습니다. 궁금하게 여긴 윤은보가 가까이 가보니 지난 번 바람에 날아간 그 향합이었습니다. 윤은보의 효심에 감동한 까마귀가 향합을 찾아다 준 것입니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했습니다.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다 같다는 뜻입니다

(공유마당해설)



김홍도 의 "오륜행실도첩_은보감오" 은 CC BY


  그림해설: 은보는 조선시대 지예현 사람으로, 지의주사 장지도에게 글을 배웠는데 스승이 자식이 없어 부모 모시듯 했다. 스승이 세상을 떠나자 부모의 허락을 받아 스승무덤 옆에서 여막을 짓고 살며 조석으로 제사를 모셨다. 그러던 중에 은보의 부친이 병이 들어 자리에 눕자 은보는 즉시 집으로 돌아와 약을 달여 오리면서 극진히 간호하여 완쾌하자 다시 스승무덤 여막에 왔다.그러나 다시 부친이 병이 들어 세상을 떠나니 아침 저녁으로 곡을 하고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다가 장레를 치른 뒤 무덤 곁에 여막을 짓고 거처했다.어느날 모진 바람이 불어 상위에 둔 향합이 날아갔다.그뒤 몇달이 지난후 까마귀가 무언가를 무덤 앞에 놓고 갔는데, 은보가 이상히 여겨 쫒아가보니 그 향합이었다고 한다. 배경의 산수는 청록으로 채색하고, 전경의 가옥은 다양하고화려한 색을 설채하여 보는 이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건물 내부는 은보가 병든 부모님을 섬기는 장면이고, 원경의산아래에는 스승의 무덤을 지키는 모습으로 두 장면 사이를 구름으로 분할하였다. 은보가 스승과 부모님을 동일하게 잘 모셨음을 그림을 통하여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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