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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Mar 22. 2023

마음이 품은 언어


한 마디 말을 하지 못해도

마음은 수천 가지 말을 하고

마음이 수천 가지 말을 해도

한 마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시골길

가시 돋친 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몸에 가시가 있는 까닭이고

그 사람이 말할 때마다 

가슴이 아픈 것은

그 사람에게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차도은 화가 작. 마을 길

어떤 이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그 사람이 들은 마지막 언어일 수 있다.


언어에도 겸손이 있으면 세상의 그 무엇도 담는다.

거친 말을 하는 사람은 그 사람도 거친 삶을 산다.

말이 거친 것은 그 사람이 상처를 많이 받은 까닭이다.

봉곡사 사찰, 거목

나무는 백 년을 살아도 한 마디의 언어를 하지 않고 묵언을 한다. 나무의 언어는 그저 꽃이 필 때와 낙엽을 날릴 때이지만 그 마저도 소리가 없다.


차도은 화가 작 매화

수없이 드나들던 문을 닫자.

이제 화려했던 마음도 닫어야 한다.

돌덩어리 같은

언어는 움직임도 없고 미동도 없다.

매화
매화

봄을 아는 꽃도 때를 알고 꽃을 피운다.

Spider web

진실을 담지 않는 말은 말이 아니다.

숨소리도 진실을 있고

한 마디의 말로

한 사람을 죽일 수 있고

살릴 수 있다.

봉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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