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생각을 한다

숲 속을 걷다

by 김순만

숲 속에는 나무가 산다.

넉넉한 시간의 여유로움으로

사람 보다 생명이 길어서

쫓겨 다닐 필요도 없다.

긴 시간의 여유로

돌아다니지 않고 그 자리에 있어도

근엄한 여백이다.

향기로운 장미꽃을 피우느라

가시날은 세운다.

누구나 볼 수 있으나

아무나에게 자신을 건네주지 않으려

가시가 돋친 것이다.

봉서산 길목

자연스러움이 아닌 채

베어나간 나무는 어색하다.

아무리 자연스럽게 보이려 해도.

그러나 나무는

죽은 후에도 나무로 남는다.


봉서산 숲길, 능선
봉서산 길

가는 길은 갔던 일이거나

먼 시간 지나 또 갈 길일 수도 있다.

어쩌면 과거에 똑 같이 그랬지만

자신도 모르게 길들여진 우리는

그렇게 한다.

예쁘게 길들여지면 예쁘게

거칠게 길들여지면 거칠게

모나게 길들여지면 모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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