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아름답기에 비극적이고,
비극적이기에 아름답다.
밤마다 목 끝까지 차오르는 고요한 늪.
말 대신 들이마신 침묵이 가슴을 무겁게 누른다.
나는 그 늪을 참고, 또 삼킨다.
겨우 힘이 생길 무렵,
굳어버린 다리를 걷어차며
몸뚱이의 반쯤을 진흙 밖으로 밀어낸다.
코끝만 간신히 공기에 닿을 때,
하압, 하합ㅡ
숨소리가, 마치 생존의 맥박처럼 퍼진다.
온몸에 피가 다시 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잠시일 뿐이다.
진흙은 다시 밀려온다.
무겁고 끈질기게,
서서히, 코를 막는다.
나는 다시 다짐한다.
이젠 눈이라고.
다음에는 이 눈으로,
진흙 너머의 세상을 반드시 보겠노라고.
그것이 환상일지라도,
그것이 허망한 다짐일지라도,
다시, 또 다시 다짐한다.
살아 있음은 끊임없는 침몰이며,
버티고자 하는 자에게만 허락되는 숨이다.
그 숨 끝에서 나는,
비로소 비극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움을 본다.